한성숙 네이버 신임 대표 경영철학 “투명성과 상생”

-포털 투명성 높이기 위해 트래킹 기능 도입
-600억 사내 예산 ‘분수펀드’로 소규모 비즈니스 성장 독려

[헤럴드경제=정세희기자] “앞으로 네이버가 기술플랫폼으로 행보를 잘하려면 투명하고 공정한 플랫폼으로 자리를 잡아야 한다”

네이버의 새 리더가 된 한성숙 대표이사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 애비뉴엘에서 취임 후 첫 언론 간담회를 열었다. 그는 앞으로의 경영 방향으로 투명성과 상생을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자율주행차 등 첨단기술 발전을 성공적으로 이끌기 위해선 이용자들의 신뢰가 바탕이 돼야한다는 한 대표의 신념이 드러났다.

그는 포털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실검 순위 변화를 추적하는 ‘트래킹’ 기능을 29일부터 도입한다고 밝혔다. 이것은 하루 동안 특정 검색어가 어떻게 변화되는지 그래프로 보여주는 서비스다. 

한성숙 네이버 대표가 28일 서울 소공동 롯데 애비뉴엘에서 열린 첫 언론 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 정세희기자>

한 대표는 네이버의 사회적 책무도 강조했다. 그러면서 해피빈 등 공익 플랫폼 부문에 350억원, 창업 및 창작 지원에 사용되는 ‘사업 플랫폼’ 부문에 250억원 등 총 600억원 규모의 ‘분수펀드’를 조성하겠다고밝혔다. 분수펀드을 통해 소규모 사업자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그는 “일반적인 기부와 달리, 분수펀드는 사업자관점에서 정확하게 어떤 성과가 어떻게 나는지 살피고 지원한다”며 “이를 통해 소규모 창업자들의 비즈니스 성과도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체적으로 인터넷 비즈니스 분야 소셜벤처 사업자에게 온라인 콘텐츠 제작을 알려주고 물품 포장과 배송 등과 같은 실질적인 솔루션을 제공할 계획이다.

네이버의 기술플랫폼 주력 사업인 자율주행차에 대해서는 “아직 사업화 할 단계는 아니다”고 평가했다. 이어서 그는 “사람들이 살고 있는 여러 공간 중 자동차 안에서의 활동은 중요하다”며 “앞으로 실험을 거쳐서 차 안에서 네이버가 어떠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지, 또 독자 사업을 펼칠지 협의해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음성인식 서비스에 대한 한대표의 비전도 엿볼 수 있었다. 그는 “요즘 초등학생 이하 아이들은 키보드 입력보다 음성으로 명령하는 것에 익숙하다”고 말했다. 네이버가 음성인식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는 이유를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미래 주요 소비자의 데이터 입력방식이 ‘음성’으로 변화하고 있는 것에 주목한 것이다. 실제로 네이버는 올해 여름에는 인공지능 스피커 ‘아미카’ 출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지금은 사람들이 음성으로 검색하는 것을 다른 사람이 들을까봐 부끄러워 하지만, 이는 기술이 발전되면 극복 가능하다”며 “나중엔 음성이 외부에 잘 들리지 않는 방식이 만들질 수도 있지 않을까”하고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한 대표는 구글·페이스북 등 글로벌 대기업과 경쟁하며 느끼는 어려움도 내비치기도 했다. 그는 “자본 문제, 인력 문제 등 쉽지 않은 싸움이 시작됐다”며 “이것을 버티지 못하면 3년 뒤 어떻게 돼있을까 하는 절박하게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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