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암호·재무기록 요구…美 비자 ‘극강 심사’ 예고

WSJ “테러방지 목적” 보도
한국 등 비자면제 38개국 적용

앞으로 미국을 방문하는 외국인들이 비자 심사 때 스마트폰과 소셜미디어의 비밀번호를 알려주고 그들의 이데올로기에 대한 질문을 답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고 미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보다 깐깐해지는 심사는 단기 여행차 미국을 들리는 이들에게도 해당되며 한국을 비롯한 38개 비자면제국에도 적용될 방침이다.

WSJ에 따르면, 미국 국토안보부가 테러 방지를 목적으로 미국 비자를 신청하는 외국인에 대해 ‘극단적 심사(Extreme Vetting)’을 실시할 방침이다. 휴대전화 연락처부터 소셜미디어의 암호, 재무기록, 이데올로기까지 광범위한 질문에 답하도록 강요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토안보부 존 켈리 장관의 수석 카운슬러인 젠 해밀턴은 “미국에 입국하려는 의도에 대한 의문이 있을 경우, 비자 신청자들이 합법적인 이유로 들어온다는 것을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강화책은 또 비자 신청자의 인터뷰에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도록 할 방침이다. 이 같은 방안은 프랑스, 독일 등 동맹국을 포함해 비자면제프로그램이 적용되는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 38개 국가도 똑같이 적용될 것이라고 WSJ은 전했다.

그러나 ‘테러 방지’라는 트럼프 정부의 목표와는 별개로 비자 신청자의 휴대전화의 연락처를 포함해 개인정보 열람을 요구하는 것은 지나친 개입이라는 비판이 제기될 것으로 보인다. 모든 비자 신청자에게 요구하는 것은 아니지만 필요한 경우 스마트폰에 저장된 전화번호부는 물론 금융 정보까지 샅샅이 뒤져 보겠다는 의미다.

비자 신청자가 활용하는 소셜미디어와 비밀번호도 요구할 수 있다.

소셜미디어에 공개적으로 올린 포스트는 물론 사적으로 올린 내용도 보고 비자를 발급해도 되는지를 판단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존 켈리 국토안보부 장관은 지난 2월 의회에서 “어떤 사이트를 방문했는지 물어보고, 패스워드를 받아서 인터넷에서 한 일을 볼 수 있기를 바란다. 우리에게 충분한 정보를 주지 않는다면 미국에 올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자 심사 강화 방안에는 비자 신청자의 금융 기록 제출 요구와 이데올로기와 관련한 질문도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앞서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비자 신청자에 대한 ‘극단적 심사’를 강조한 공문을 지난달 전 세계 미국 대사관에 배포했다.

이 공문에서 틸러슨 장관은 비자 신청자의 신원을 꼼꼼하게 하도록 지시하면서 외국 방문기록, 15년치 근로 기록, 모든 전화번호와 이메일, 소셜미디어 정보 등을 확인하도록 했다. 또 신청자가 충분한 정보를 제공하지 않으면 비자발급 인터뷰를 연기하거나 추가 인터뷰를 하도록 지시했다.

조민선 기자/bonjod@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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