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포] “기름 넣으면 힐링되는 기분 ”현대오일뱅크의 주유소 서비스 혁신 실험

-서비스전문 주유소 운영 1주년
-고객만족(CS) 전문가 소장 배치
-차별화된 서비스와 청결함 어필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차에 기름 넣는 건 매일 겪는 일상인데도 사실 기분좋은 서비스 받은 기억이 별로 없었어요. 그런데 여기서는 기름 넣으면서 힐링까지 되는 기분이에요.”

지난 4일 서울 성수대교 남단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 한양주유소를 찾은 단골 고객 이재용(42)씨가 이렇게 말하며 웃었다.

현대오일뱅크가 도입한 ‘서비스전문 주유소’가 오는 7일로 운영 1주년을 맞는다. 고객만족(CS) 분야 서비스 전문가들을 직영 주유소장으로 전격 배치한 현대오일뱅크의 서비스 혁신 실험, 그 1년의 결과물을 확인하기 위해 기자가 직접 한양주유소를 찾았다.

[사진= 지난 4일 서울 성수대교 남단에 위치한 현대오일뱅크의 한양주유소에서 고객만족(CS) 전문가인 김소영 소장이 환하게 웃고 있다.]

일단 주유소에 닿기 전 건물 외벽에 붙은 문구에서부터 범상치 않음이 느껴졌다. ‘길을 찾아라. 아니면 만들어라’는 고(故) 아산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의 말이었다.

주유소에 도착하자 ‘깨끗하다’는 생각부터 자연스레 들었다. 보통의 주유소답지 않게 구석구석이 청결하고 기름 냄새도 전혀 나지 않았다. 손 세차장, 고객 대기실, 화장실까지 마치 카페같이 관리가 잘 된 모습이었다.

김소영 한양주유소 소장은 “주유하러 온 고객 뿐만 아니라 주유소 앞을 걸어다닐 수 밖에 없는 보행자들, 지역 주민들을 위해서도 청결함은 기본이자 예의라고 생각한다”며 웃었다.

손님을 맞는 주유소 직원들의 표정에도 옅은 미소가 감돌고 있었다. 친절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미소였다. 김 소장도 직접 주유 작업을 함께 하며 고객들을 밝게 응대했다. 고급 식당이나 호텔에서나 받을 법한 친절함이었다.

이같은 현대오일뱅크의 서비스전문 주유소는 지난해 4월 서울과 부산 등 대도시에 위치한 6개 직영주유소에서 시범 도입돼 현재는 전국 9개로 늘어났다.

소장은 모두 서비스 전문가로 구성됐는데, 고객만족(CS) 분야 경력자 위주로 뽑다보니 공교롭게도 9곳 모두 여성 소장이 배치됐다는 게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통상 정유사 직영 주유소에는 업계 잔뼈가 굵은 중년 남성들이 소장으로 배치되어 왔다. 위험물인 석유제품을 다루는데다 주유소 직원들을 이끌기에 더 낫다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실제 정유사 직영 주유소에 본사 정규 여성직원이 소장을 맡는 경우는 현대오일뱅크가 유일하다.

기존에 걷지 않던 새로운 길이지만 이들 서비스 전문 여성 소장들은 모두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에 따르면 이들 서비스전문 주유소들의 올 1~2월 판매량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13.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현대오일뱅크 전체 직영 주유소 판매량은 소폭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눈부신 성과다.

[사진= 현대오일뱅크가 지난해 도입한 ‘서비스전문 주유소’가 오는 7일로 운영 1주년을 맞는다. 주유소장은 모두 서비스 전문가로 구성됐는데, 고객만족(CS) 분야 경력자 위주로 뽑다보니 공교롭게도 모두 여성 소장이 배치됐다는 게 현대오일뱅크의 설명이다.]

김 소장이 이끌고 있는 한양주유소도 인근 주유소가 저가 공세를 펼치는 등 경쟁 심화 속에서도 단골 고객 유치로 이를 이겨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주유소 고객 뿐 아니라 지역 주민과 보행자들의 만족도가 높아진 것도 눈에 보이지 않게 브랜드 이미지에 기여하는 부분이다.

현대오일뱅크 측은 앞으로도 환경 개선과 특화된 서비스개발 지원을 독려해 각 지역 내 일종의 랜드마크 주유소로 자리잡게한다는 계획이다. 김 소장은 “직접 주유를 하다보면 손님들 중에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냐’며 걱정해주시는 분들도 있다”며 웃은 뒤 “청결함 등 여성 서비스 전문가의 장점을 살려 어머니가 자기 식구에게 하듯 정성 담긴 서비스로 명품 주유소로 거듭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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