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디슈머(Modisumer) 시대, ‘꿀조합’ 찾는 소비자들

-제조사가 제공한 조리법 No
-“나만의 레시피 창출” 대유행
-SNS 공유 통해 득템 만족감
-소비자 자발참여로 마케팅 효과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프랑스 미식평론가 브리아 사바랭은 “당신이 무엇을 먹는지 말해준다면, 당신이 어떤 사람인지 말해주겠다”고 했다. 미각이 곧 직관적 취향을 나타낸다는 말이다. 그가 요즘 ‘모디슈머’를 본다면 뭐라고 할까.

모디슈머(Modisumer)란 수정하다(Modify)와 소비자(Consumer)의 합성어로, 제조사에서 제공한 조리법을 따르지 않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제품을 즐기는 소비자를 뜻한다. 

[사진=신라면 투움바(왼)ㆍ불닭까르보나라]

이는 새로운 아이템에 목마른 소비자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면서 자신을 알리고 주목받길 원하는 ‘주목 경제’와 맞물리며 유행을 만들고 있다. 모디슈머의 활약이 가장 두드러지는 분야는 라면이다.

최근에는 매운맛의 원조 신라면과 더 매운 맛의 대표주자 불닭볶음면을 순하게 중화시킨 메뉴들이 인기다. ‘신라면 투움바’와 ‘불닭까르보나라’다.

신라면 투움바의 원조는 아웃백스테이크하우스의 인기메뉴 투움바 파스타다. 2만900원의 아웃백 투움바 파스타 맛을 830원(CU 편의점 기준)짜리 농심 신라면으로 맛볼 수 있다고 해서 화제를 모았다. 농심 공식페이스북에 올라온 투움바 파스타 조리법은 567개(4일 오전 현재)의 좋아요와 232회의 공유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쟈뎅이 크라운제과와 협업한 죠리퐁 라떼]

삼양식품 불닭볶음면을 이용한 불닭까르보나라는 중독성 강한 매운맛을 고통스러워하는 소비자들이 만들었다. 이탈리아 스타일 까르보나라를 단돈 1000원에 먹을 수 있는 유명세로 인기다.

두 메뉴는 조리법도 비슷하다. 면발을 미리 삶아 둔 다음, 우유와 스프를 넣고 졸이다가 볶아놓은 야채와 햄, 새우 등을 추가한다. 신라면 투움바에는 체다치즈를, 불닭까르보나라에는 치즈와 노른자와 더하면 완성이다.

박중석 삼양식품 홍보팀장은 “불닭볶음면의 매운맛과 까르보나라의 부드러운 맛 사이를 즐기는 소비자가 많다”며 “다양한 레시피로 새로운 맛을 찾는 시도가 놀랍다”고 했다.

이밖에도 불닭볶음면과 짜파게티를 더한 ‘불닭게티’, 불닭볶음면에 치즈를 싸먹는 ‘불닭치쌈’, 굽네치킨의 굽네 볼케이노와 팔도 비빔면을 더한 ‘불빔면’도 호응이 좋다.

모디슈머의 원조는 지난 201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한 예능프로그램에서 김성주가 선보인 짜파게티와 너구리를 더한 ‘짜파구리’는 돌풍을 일으키며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다. 짜파구리 열풍은 실제 라면 매출의 지각변동을 일으켰다. 2013년 상반기 짜파게티는 약 725억원의 누적 매출을 기록해 출시 이후 처음으로 안성탕면을 제치고 넘버투 브랜드로 올라섰다.

모디슈머의 레시피가 실제 상품으로 탄생하기도 한다. 쟈뎅은 죠리퐁에 커피우유를 섞어 먹는 소비자들의 기호에 착안, 크라운제과와 협업해 지난 2월 ‘죠리퐁 까페라떼’를 선보였다. 실감나는 맛 표현을 위해 죠리퐁을 직접 갈아 넣어 고소한 스낵과 커피의 맛을 동시에 살렸다. 세븐일레븐에서만 단독 출시된 죠리퐁라떼는 출시 2개월에 25만개가 팔렸다.

먹방, 쿡방의 시대 소비자들은 모디슈머로 진화한다. 소비자들은 별미를 즐기고 식품업체는 이들의 자발적 마케팅 효과로 매출 증가와 신제품 개발의 아이디어를 얻고 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