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스토리] 마장동 피카소마을

[헤럴드경제=정희조 기자] 마장동 벽화마을은 온 동네가 미술관이다. 수십억의 가치가 있는 명화는 아니지만 젊은 미술가들의 재능과 열정이 넘쳐나 눈이 즐거운 소품이 가득 찬 공간이다. 1000여명의 봉사자들이 투입되어 150여개의 작품이 완성된 곳이다. 2014년 9월에 도심재생사업으로 벽화그리기 재능기부가 시작되어 완성에 3년 반의 시간이 투입, 2016년 6월에 마무리가 되었다.

성동구 마장동 살곶이길 주소대신 피카소마을로 새로이 이름을 더하고 있는 한양대 뒷편 퇴락해가는 산자락 달동네이다. 그동안 재개발지역 지정으로 재건축이 불허되었고 거주민들의 재개발시행 논란으로 도심의 음영이 드리운 곳이었다.

[사진=정희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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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심을 재생한다는 주제는 오래전부터 시정을 맡고 있는 당국자들의 고민이지만 아직 완벽한 해결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그래도 사람이 살고 있는 곳에 생기를 불어넣는 방법의 하나로 퇴락해 가는 마을에 벽화그리기 사업이 시행되어 평판을 얻고 있다. 전국 지방 곳곳에 벽화마을이 있으니 여행을 겸해 트레킹을 하며 그림감상으로 봄을 즐기는 것도 한 방법이다.

마장동 피카소마을 그림의 주제는 천차만별이다. 공동 화장실 문 주변에 만화 같은 캐릭터를 그려 함부로 문열지 말라고 주의를 환기해 보는 이의 웃음을 짓게 한다. 육각축석에 벌과 꽃을 그려 벌집을 상징한 아이디어도 보인다. 하얀 자작나무 숲의 사슴그림은 그 앞에 자리한 나무화분의 진짜 나무와 오버랩되어 묘한 실상과 허상의 이중주를 보여준다. 난간에 걸쳐 어깨너머로 훔쳐보는 아이들의 모습이 담장에 살아있는 느낌을 준다. 개인집 문을 중심으로 역을 상징하는 그림을 그려 지역이미지를 담기도 했다. 수많은 독특한 아이디어들이 담긴 벽화가 지나가는 이의 눈을 즐겁게 주고 있다. 회색빛 퇴락한 하꼬방이라 불리는 거주지역이지만 곳곳 파스텔색조와 앙증맞고 또 상상력이 담긴 그림들이 가던 발걸음을 멈추게 한다. 

[사진=정희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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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은 주거환경 불량으로 젊은 사람보다는 연노하신 어르신이 많이 거주하고 있다. 경노당의 할머니들은 주중 썰렁한 마을이 주말이면 소문을 듣고 찾아오는 사람들로 골목이 부산하다고 전한다. 사람들이 찾아드니 살아있는 마을같아서 좋다고 했다. 그 어르신들은 재개발에 관심이 없어 했다. 살던대로 살았으면 좋겠단다. 재개발로 말들이 많다며 살던 사람들이 많이 빠져나갔다고 했다. 그래서 주말에 사람들이 찾아드는 것이 반갑다고 전했다. 사람 사는 곳에 사람들이 와야 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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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봉사자들이 그린 벽화가 마을을 되살리고 있었다. 벽화는 단순히 환경을 개선하기 위한 그림이 아니었다. 문화컨텐츠라는 꿀이 가득 담긴 꽃밭이었다.

글·사진 정희조 [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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