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나홀로 불황] 5대 패착에 글로벌 경쟁에서 ‘낙오’…“총체적 혁신 없인 따라잡기도 어렵다”

단기 경기부양ㆍ미완 구조개혁
더딘 체질개선ㆍ창조경제 함점
신성장동력ㆍ리더십 위기 반복
부정부패로 사회자본 축적실패

[헤럴드경제=이해준ㆍ김대우ㆍ배문숙 기자] 올들어 글로벌 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지만, 우리경제엔 아직도 찬바람이 가시지 않고 있다. 수출이 그나마 세계경제의 호황에 반등하고 있지만, 청년층 취업난을 비롯한 ‘고용절벽’은 사상 최악의 상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민간 소비도 침체권에 머물러 있다. 기업 투자도 기술적 반등 수준에 머무는 등 경기회복을 체감하기 어렵다.

사실상의 ‘완전고용’ 상태에서 경기가 빠르게 개선돼 금리를 올리며 본격 경기조절에 나서고 있는 미국이나, 장기간의 침체에서 벗어나 성장세를 회복하면서 구인난이 심화되고 있는 일본과 현격히 다른 양상다. 한국이 ‘나홀로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셈이다.


이처럼 한국이 글로벌 호황에서 소외된 것은 경제정책ㆍ구조개혁ㆍ신성장동력ㆍ사회자본ㆍ리더십 등 5대 분야의 패착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총체적 혁신과 경제정책의 패러다임 전환이 없으면 국제경쟁에서의 낙오가 더욱 심화될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첫째로 미국이나 일본ㆍ유럽연합(EU) 등 선진 주요국들이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과감한 양적완화와 개혁을 일관성 있게 추진해 서서히 성과를 내고 있는 반면, 한국은 단기적인 대증요법에 치우쳐 경제의 ‘회복 탄력성’, 즉 경제체력만 고갈시켰다.

박근혜 정부의 2, 3기 경제사령탑이었던 최경환ㆍ유일호 경제팀은 부동산 규제완화ㆍ재정투입 확대, 금리인하 등을 통해 경제활성화를 추진하는 한편, 가계부채 급증에 대응해 대출규제에 나서는 등 ‘냉온탕’을 오락가락했다. 이전 정부 4년 동안 3차례 추경을 편성해 대응했지만 이것이 경제활력의 ‘마중물’ 역할을 하지 못했고, 결국 가계부채와 국가부채만 급증시키는 결과를 낳았다.

둘째는 우리경제의 구조적 성장한계에서 벗어나기 위해선 전방위 구조개혁이 시급했지만, 성과를 내지 못하면서 경제 체질개선에도 실패했다. 최근 한국개발연구원(KDI)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임금피크제 도입 등 공공부문 개혁에서 일부 성과가 있었지만, 민간의 참여가 필요한 노동개혁 등은 성과가 저조했다고 평가했다. 기업 구조조정도 미완으로 남아 불확실성을 키우고 있다.

셋째는 정보기술(IT) 산업 이후 우리경제를 이끌 신성장동력 창출에 실패했다. 선진국들이 4차 산업혁명의 거센 물결을 일으키고 있지만, 한국은 지난 4년 동안 창조경제의 실체를 찾느라 허송세월했다. 그러다보니 4차 산업혁명 준비도에서 선진국의 70~80%에 머무는 결과를 낳았다. 가까스로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던 대한민국호(號)의 기술력과 혁신능력이 다시 뒤쳐지고 있는 것이다.

넷째는 최고권력자에서 시작된 리더십 위기가 정점에 달하면서 글로벌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위기가 확대됐다.

다섯째는 선진경제로 가기 위해 필수적인 사회적 신뢰와 정책의 투명성 등 사회자본의 축적에 실패했다. 오히려 경제와 사회의 양극화와 계층ㆍ세대간 갈등이 심화되고, 권력남용 등 부정부패가 추악한 실체를 드러내면서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갉아먹었다.

이런 복합적 요인들이 우리경제의 역동성과 탄력성을 떨어뜨려 ‘낙오자’ 신세가 될 위기에 처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우리경제가 다시 일어나 치열한 국제경쟁을 헤쳐나가려면 경제ㆍ사회의 총체적 혁신이 필요하다며, 이것이 다음 정부의 과제라고 지적했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