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체 아니어도…이름 바꿔도…아이돌의 새 공식‘하이라이트’

아이돌 그룹 하이라이트<사진>가 내놓은 노래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의 성공으로 아이돌에 관한 법칙들이 바뀌고 있다고들 한다.

경쾌한 클럽튠 사운드의 유쾌한 에너지가 돋보이는 댄스곡 ‘얼굴 찌푸리지 말아요’는 아련한 추억과 사랑을 그려내는 아이유의 ‘밤편지’와 함께 오랜 기간 음원 1~2위에 올라있다. 이에 앞서 공개된 감성 돋는 발라드곡 ‘아름답다’도 성공적이다.


‘하이라이트’는 장현승 없는 5인 체제로 성공해 이제 아이돌은 ‘완전체’가 아니어도 된다고들 한다. 또 비스트라는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성공해 이제 굳이 원래 아이돌 그룹명을 고집할 필요가 없게 됐다고 한다.

신화 빅뱅 샤이니 인피니트 등 완전체로 재계약해 장기 활동을 하고 있는 아이돌들도 있기 때문에 완전체의 힘이 완전히 사라졌다고 할 수는 없다.

아이돌 그룹도 하나의 유기체인지라 생성후에는 고정불변이 아니라 변화, 발전 과정을 거친다. 재계약하는 시점에서는 멤버별로 상황이 많이 달라진다.

이제 ‘완전체’라는 의미를 팬들이 조금 새롭게 받아들이는 부분은 두 가지 지점에서다. 노래와 멤버들의 의미다. 우선 노래가 떠야 한다. 완전체나 비완전체를 논하기 이전에 노래를 하이라이트처럼 띄워야 한다. 하이라이트는 노래도 성공시키고, 자작곡, 프로듀싱 등 노래 깊이와 노래를 주도하는 힘까지 보여주었다.

팬덤은 무조건적인 애정에서 출발하지만, 사랑하기 때문에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간섭의 시선도 포함시킨다. 통상 재계약 시점인 데뷔후 7년까지 각 멤버들이 어떤 활동을 해왔고, 어떤 기여도와 애티튜드를 보이고 있느냐도 팬들에게는 중요한 사안이다. 따라서 완전체는 옛말이 된 것은 아니며, 그렇다고 반드시 계속 유효한 것도 아니다. 오히려 하이라이트의 성공으로 아이돌이 재계약 시점에서 소속사를 옮기게 될 경우 이름 사용에 관한 문제에서 영향을 미칠 것 같다.

과거 아이돌 제작사들은 팀이 회사를 나가면 대부분 이름 사용을 허락하지 않았다. 아이돌 입장에서도 해체후 이름이 달라지면 팬들이 감정상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아 바로 재결성하기 힘들었다. 그래서 제작사는 아이돌을 계속 묶어둘 수 있는 유일한 무기로 이름에 대한 권리를 고수하고 있었다.

하지만 세월이 한 10년 이상 지나면 양자 간의 갈등이나 싸움의 이유와 의미가 퇴색돼 이름 사용을 허락하는 경우가 있다. “같이 늙어가는 처지에 우리끼리 싸울 필요가 있나” 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이렇게 재결성되는 경우 소속사를 안바꾸는 사례도 있다.

이호연 사장이 만든 대성기획에서 나왔던 젝스키스는 YG로 옮겼다. SES의 재결합에는 이수만 프로듀서가 도와줬다. god는 싸이더스와 관련이 있는 iHQ가 소속사다.

아이돌 그룹이 기존 그룹명을 고집, 집착하는 이유에는 투자 문제도 있다. 투자자(사)가 소속사를 옮겨오는 아이돌 그룹에게 “이름을 그대로 가지고 오면 도장을 찍어준다”고 말한다.

마치 드라마에 톱스타를 캐스팅해야 투자를 받을 수 있었듯이, 아이돌 그룹이 새 회사를 차리게 될 경우도 계속해서 이름을 사용할 수 있는지의 여부는 투자사의 관심대상이었다.

그런 요인때문에 하이라이트도 기존 소속사인 큐브와 한때 비스트라는 이름 사용에 대해 논의가 진행되고 있기도 했다.

하이라이트가 앞으로 더 많은 인기를 끌면, 아이돌이 탄생할 때의 이름을 고수해야 할 필요는 더 많이 줄어들 것이다.

서병기 선임기자/wp@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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