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 르포] “대세인 문재인” VS “안희정 대안으로 안철수”

[헤럴드경제(대전)=박병국ㆍ최준선 기자] “대세인 문재인”VS “안희정 대안은 안철수”

충청권에서 ‘문재인-안철수’ 양강 구도가 현실화 되고 있다. 특히 충청 맹주였던 안희정 충남지사가 더불어민주당 경선에서 탈락한뒤, 안 지사의 지지층 중 일부가 안철수 전 대표로 흡수되는 조짐이 보인다.

4일 찾은 대전 동구 중앙시장에서는 ‘문재인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중 한 사람을 지지한다는 사람들을 쉽게 찾을수 있었다. 

[사진설명=지난 4일 찾은 대전 동구 중앙시장. 대전시민들도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 사이에서 고민을 하고 있었다. 안희정 충남 지사를 지지했던 시민들 중 일부는, 그 대안으로 안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동구 중앙시장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채인국(60)씨는 “안희정 지사를 지지해 왔으나 경선에서 떨어졌으니, 문재인 후보나 안철수 후보 가운데 고민 중”이라고 했다. 이수이(65)씨도 “어쩔 수 없이 두 사람의 싸움 아니겠느냐”며 “‘문재인 대세론’과 ‘안풍’ 중 뭐가 더 센지 아직은 지켜보고 있다”고 했다.

두 후보 중 문 후보를 더 긍정적으로 평가한 상인들은 대체로 적폐청산에 대한 의지를 언급했다. 침구류 가게를 운영하고 있는 김종숙(58)씨는 “지금처럼 혼란한 때 가장 시급한 건 적폐청산”이라면서 “두 사람 중 적폐청산에 보다 적극 나설 사람은 문 후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시장을 찾은 오민희(25)씨도 “안철수 후보는 아직까지도 ‘새정치’가 무엇인지 보여주지 못했다”며 “새로운 대한민국 만드는 데에는 문 후보가 더 적합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반면 두 후보 중 안철수 후보를 더 지지한다고 밝힌 상인들은 대부분 안 후보가 내건 ‘통합’의 기치에 주목하고 있었다. 의류가게를 운영하는 김대성(39)씨는 “적폐청산을 강조하는 문 후보가 대통령이 됐을 때 정국혼란이 우려된다”며 “‘패권의 시간이 가고 통합의 시간이 왔다’고 말하는 안철수 후보에게 기대를 건다”고 말했다.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임태성(57)씨도 “김종인씨도 안 후보도 등 돌리고 나가게 한 게 문 후보의 민주당이지 않은가”라며 “국민이 둘로 나뉘는 이때 아무래도 두루 아우를 수 있는 건 안 후보 쪽”이라고 했다.

임태성 씨는 원래 안희정 지사를 지지했다가 민주당의 후보로 문재인 전 대표가 확정된 이후, 안 전 대표로 돌아선 경우다. 임 씨처럼 안 지사를 지지했다가, 후보 확정 후 안철수 전 대표를 지지하겠다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영남(52)씨도 “안희정 지사를 지지했는데 떨어졌다”며 “그나마 안희정에 가까운 후보를 찍으려고 하는데 안철수 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다만 안 후보를 지지하는 상인들도 안 후보가 ‘문재인 대세론’을 극복하기에는 장애물이 많을 것으로 내다봤다. 김대성 씨는 “일대일 구도로 가면 안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적지 않겠지만 보수 측이 완전히 정권을 포기하지는 않을 듯하다”고 말했다. 마른안주 가게를 운영하는 고 모(43)씨도 “노무현 전 대통령 때처럼 새로운 바람이 거세게 불지 않는 한 문재인 대세가 지속될 것 같다”며 “그렇다고 보수당과 연합하는 것은 안 후보의 정치생명을 깎아 먹을 테니 여러모로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huma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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