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브렉시트 블랙홀’에 빠져드는 英

WSJ “조기총선 단일의제 점령”
메이 승리 노동당 의석 감소 전망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발의한 6월 8일 조기총선 실시안이 19일(현지시간) 하원에서 가결되면서 영국 정당들이 곧바로 선거전에 돌입했다. 여당의 ‘하드 브렉시트’와 야권의 ‘소프트 브렉시트’가 대립하면서 총선을 지배하는 의제는 ‘브렉시트’가 될 전망이다. 영국은 또다시 브렉시트 블랙홀에 빠지게 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브렉시트는 지난해 6월 유럽연합(EU)을 떠나기로 결정한 국민투표 이후 줄곧 영국 정치의 가장 중요한 문제였다”며 “이번 조기총선은 브렉시트 의제 한 가지에 점령될 것”이라고 전했다.

여론조사기관 유고브(YouGov)의 전 대표 피터 켈너는 “최우선 의제가 브렉시트이기 때문에 브렉시트는 단일 의제에 대한 투표 때만큼 밀접하게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브렉시트는 전통적인 정당 노선에 따라 입장이 나뉘지 않는다는 점에서 복잡한 의제다. 영국의 두 주요 정당과 지지자들은 브렉시트를 두고 분열돼 있다. 유권자들이 EU에 대한 견해에 따라 전통적인 투표 행위를 어느 정도까지 바꿀 것인가가 가장 관건이다.

켈너는 “정치학자들에게 이번 조기총선은 일생에서 가장 눈부시고 매혹적인 선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기총선은 지난 1974년 테드 히스 전 총리가 산별노조와 맞서 실시한 조기총선 이후 43년만의 단일 의제 총선이다. 당시 보수당의 히스 전 총리는 총선에서 패배해 노동당에게 집권당 자리를 내줬다.

하지만 이번 조기총선에서는 메이 총리가 승리해 보수당의 의석수를 늘릴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영국에서 현직 총리가 총선에 낙관적인 모습을 보이는 경우는 드물다고 WSJ는 설명했다.

여론조사 결과들은 제1야당인 노동당의 지지율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WSJ는 “이러한 추세가 총선까지 이어질 경우 노동당은 근 수십 년간 선거에서 가장 약세를 보일 것”이라며 “하원 650석 중 노동당의 의석수가 150~200석으로 떨어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메이 총리로서는 기존 보수당 지지층의 표심을 붙드는 것이 과제다.

메이 총리는 19일 일간 더선과 인터뷰에서 “우리는 최선의 영향력을, EU 협상에서 최선의 입지를 원한다”고 강조하고 “국민이 우리가 시작한 것을 앞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신뢰를 주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메이 총리가 언급한 ‘우리가 시작한 것’은 하드 브렉시트 진로다.

존 커티스 스트래스클라이드대 정치학 교수는 “메이 총리의 전략은 보수당 지지자들의 지지를 유지하는 것에 달려있다”면서 “메이 총리는 보수당 지지자 가운데 브렉시트에 찬성한 사람과 반대한 사람 모두의 연합을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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