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빈슨호 한반도행, 미국 대통령 허풍이었다…사실과 달라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미국 측이 지난 8일 호주로 가던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항로를 한반도로 돌렸다고 발표한 것이 거짓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의 칼빈슨함 항로변경 발표 당시 칼빈슨호는 호주와 연합훈련을 예정대로 하고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이 북한에 대한 위협 강도를 높이기 위해 의도적으로 거짓 발표를 하고, 이 때문에 한반도 위기가 고조됐다는 점에서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한반도로의 이동 명령을 받은 미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 지난 15일 인도네시아 자바섬과 수마트라섬 사이 순다 해협을 항해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뉴욕 타임스 등 미국 언론들은 18일(현지시각) 미 해군이 공개한 훈련 사진을 근거로 칼빈슨호가 지난 주말인 15일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와 자바 섬 사이의 순다해협을 지나고 있었다고 보도했다.

미 정부 측은 지난 8일 싱가포르를 출발한 칼빈슨호가 한반도 쪽으로 북상한다고 밝혔으나 실제로는 반대 경로인 남쪽으로 움직인 것이다.

지난 15일 칼빈슨호의 위치는 한반도에서 3000마일(4830㎞) 떨어진 인도양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한반도행과는 거리가 먼 이동 경로다.

칼빈슨호는 인도양 해상에서 애초 예정됐던 호주와의 연합훈련을 정상적으로 진행했다. 호주와의 연합훈련을 긴급히 취소하고 한반도로 간 것처럼 알려졌지만, 이는 모두 거짓이었던 것이다.

이에 대해 데이나 화이트 미 국방부 수석 대변인은 18일(현지시간) “이제 서태평양 북쪽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고 밝혔다.

미 국방부 당국자도 AFP통신에 칼빈슨호가 이날 오스트레일리아 북서쪽 해상에 있다는 사실을 확인한 뒤 “앞으로 24시간 안에 동해를 향해 북쪽으로 항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국 정부 관계자는 “칼빈슨호는 4월말께 한반도 근처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한반도 수역으로 직접 들어오면 북한을 자극할 우려가 있어 공해상에 있을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앞서 미 태평양 사령부 대변인은 지난 8일 칼빈슨호의 항로 변경이 “이 지역 최고의 위협”과 연관돼 있다며 북한이 “무모하고 무책임하고 불안정한 미사일 시험 계획과 핵무기 능력을 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김일성 주석 생일(15일)을 앞두고, 북한 핵실험이나 장거리 탄도미사일 발사 가능성을 염두에 둔 미군의 대응인 것처럼 사실과 다르게 꾸민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시 이런 분위기에 동조했다. 미국 대통령과 외교안보 고위관계자들은 칼빈슨호의 한반도행을 기정사실화하며 한반도 위기설을 증폭시켰다.

한국 정부도 이런 사실을 알면서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국방부 관계자는 칼빈슨호의 호주 연합훈련에 대해 “동맹 차원에서 공유한다”며 인지하고 있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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