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대담론은 가라”…생활밀착형 공약 주목

[헤럴드경제=이형석 기자] ‘경제민주화’ ‘선별ㆍ보편 복지 논쟁’ 등이 첨예한 쟁점이었던 지난 2012년 대선과 달리 이번에는 ‘생활밀착형’ 공약이 주목받고 있다. 경제ㆍ복지 분야 거대담론이 밀려나고, 유권자들의 일상적 관심을 반영한 정책이 표심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지난 17일 공식 선거운동에 돌입한 전후로 각 후보의 미세먼저ㆍ가계통신비ㆍ유치원교육 정책 등이 반향을 일으켰다. 과거에는 드물었던 반려동물 관련 공약도 거의 모든 후보 진영에서 내놓을 정도로 관심이 뜨겁다. 하지만 일부 공약은 ‘베끼기’에 가까울 정도로 서로 엇비슷한데다가, 지난 대선 정책을 재탕한 것도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유권자들의 수요에 따른 ‘맞춤형 정책’이다 보니 당장 실현 가능성보다도 인기에 영합한 ‘포퓰리즘’ 성격이 짙다는 것이다. 뚜렷이 제시되지 않은 재원조달방법은 가장 큰 우려를 사고 있다. 

환경단체의 미세먼지 줄이기 캠페인. [사진제공=연합뉴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진영이 인터넷 쇼핑몰 형식으로 내놓은 정책홍보 사이트 ‘문재인 1번가’는 유권자들의 생활밀착형 정책 관심도를 뚜렷이 드러냈다. 각종 정책을 상품 형식으로 진열하고 유권자가 택일하면 유권자의 소셜 미디어(SNS)로 공유할 수 있도록 한 이 사이트에서 21일 현재 가장 많이 ‘좋아요’ 클릭을 받은 정책은 미세먼지 대책으로 18만건이 넘었다. 국민안전정책, 노인치매대책, 낙후도시지역개선사업, 유치원ㆍ육아 공약 등도 5만~10만건에 육박한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진영도 가계통신비 대책 등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특히 이번 대선에서 생활밀착형 공약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이유에 대해 안 후보 캠프 채이배 공약단장은 “이명박ㆍ박근혜 정부 때 거대 담론에 속았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진영도 청년일자리, 5060 취업 대책, 신용불량ㆍ채무자 대책 등 굵직한 대책을 내놓았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구체적이고 체감도가 높은 공약은 가계통신비 대책이다. 홍 후보 캠프 이현재 공약위원장은 “취업준비생 인터넷 강의 반값 할인, 소상공인ㆍ청년창업자ㆍ청년구직자 데이터 추가 제공 등 더 구체적으로 공약을 마련했다”고 했다.

토론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와 심상정 정의당 후보 진영은 공약에서도 가장 일관되고 체감도가 높은 정책으로 주목받고 있다. 유 후보는 특히 직장인들의 근로환경 및 육아 대책에 가장 신경을 썼다. 공약으로 가장 처음 발표한 것도 ‘아이 키우고 싶은 나라’였다. 근무 시간 외 SNS등을 통한 업무 지시를 금지하는 ‘돌발노동 금지법’이 대표적이다.

심 후보는 육아 및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수퍼우먼방지법’을 내놨다. 심 후보 캠프의 김종대 비서실장은 “저출산과 육아ㆍ교육 대책이 가장 시급하다고 본다”며 “100만원 상당의 출산 용품과 산모를 위한 돌봄서비스를 국가가 지원해주는 공약이 대표적인 생활밀착형”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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