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외교안보 이슈→美 우선주의 공약실천 ‘U턴’

외국산 철강 안보침해 여부 조사
철강재 ‘무역확장법 232조’ 발령
트럼프케어 다음주 표결 재추진
NAFTA 재협상 등도 드라이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100일을 앞두고 겉으로 드러낼 만한 성과 쌓기에 막판 스퍼트를 올리고 있다. 한동안 외교안보 이슈에 주력하며 눈을 밖으로 돌리던 그는 다시 미국 내부의 공약 실천에 집중하고 있다.

20일(현지시간) AP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1호 법안’이었던 건강보험법 ‘트럼프케어(AHCA)’의 표결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우리는 조만간 그것(트럼프케어)을 얻을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다”며 “다음 주에 말하고 싶다. 하지만 나는 우리가 해낼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밝히지 않았지만, 지난달 말 미 하원에서 좌초된지 한 달 만에 법안 재추진 의지를 공식적으로 밝혔다.

미 정치전문 매체 폴리티코는 “백악관이 새 트럼프케어 법안을 마련했다”며 “이르면 이번주 참모들과 여당인 공화당에 회람을 요청한 뒤 다음 주 표결을 시도하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전했다.

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케어의 수정안은 공화당 내 보수 강경그룹인 ‘프리덤 코커스’의 마크 매도우 의장이 참여해 윤곽을 잡았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법안을 다듬는 데 참여했다. 수정안의 구체적인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으나 큰 틀은 유지한 채 지난달 법안 좌초에 결정적 역할을 한 프리덤 코커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한 것으로 알려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트럼프케어 표결 실패 이후에도 다시 법안에 공을 들이는 것은 상징적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이 법은 그의 대표 공약으로 취임 후 첫 행정명령에 서명할 정도로 상징적인 아젠다(agenda)였다.

AP는 “백악관이 이 법안을 신속하게 통과시키길 열망하고 있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법안을 통과시키지 못한 채 취임 100일을 맞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29일 취임 100일을 앞두고 ‘트럼프케어 통과’라는 성과를 올리고 싶어한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번주에만 2건의 ‘아메리카 퍼스트(미국우선주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그는 이날 백악관에서 철강업계 CEO들이 참석한 가운데 미국의 철강산업 보호를 위해 수입산 철강재에 ‘무역확장법 232조’를 발령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외국산 철강 수입이 미국의 안보를 침해하는지 여부를 상무부에 조사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있다.

앞서 18일엔 ‘바이 아메리칸(Buy American)’과 ‘하이어 아메리칸(Hire American)을 골자로 한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미 행정부 각 기관들에 미국산을 우선 구입하고 미국인을 고용하라는 내용이 담겼다. 미 전문직 단기 취업 비자인 ‘H-1B’ 비자 발급 요건을 강화하는 내용의 행정명령에도 사인하는 등 공약 실천에 속도를 냈다.

그동안 주춤했던 나프타(NAFTA·북미자유무역협정) 재협상 이슈도 다시 드라이브를 걸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나프타는 우리나라에 재앙이 돼왔다”면서 “우리는 앞으로 약 2주 동안 나프타에 대해 무엇을 할지 알아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앞서 캐나다의 우유 관세 부과에 대해서도 “매우, 매우 불공정하다”면서 “오래가지 않을 것”이라고 시정을 경고한 바 있다.

미 언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한동안 시리아, 아프간, 북한 등 외교안보 이슈에 주력하며 좁아진 정치적 입지의 개선을 위해 노력하다 취임 100일을 앞두고 내부 공약실천 쪽으로 잠시 ‘U-턴’했다는 분석을 내놨다. CNN은 백악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이 공약 관련해서 100일 전 성과를 내고 싶어한다”며 트럼프케어 등 굵직한 공약 추진에 속도를 내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전했다.

조민선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