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양자토론’ 文후보측 전향적 모습 보이라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간 양자 토론 공방이 첨예하다. 19일 대선 후보 2차 합동 TV 토론이 다섯 후보간 물고 물리는 말싸움 수준의 난상토론으로 끝나 그 필요성이 거듭 입증됐다는 게 양자 토론을 먼저 제안한 안 후보측의 주장이다. 문 후보측의 대응도 만만치 않다. 언제든지 응할 수 있지만 ‘형평성’ 문제가 있으니 세 후보와 지지층을 납득시키는 문제를 안 후보측에서 해결하는 것이 먼저라고 맞받았다. 한 치 양보없는 팽팽한 기 싸움이 뜨겁다.

양자토론에 대한 각 후보 진영의 이해는 제각각 다를 수밖에 없다. 하지만 문 후보측이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 ‘다자 구도’로 흘러가는 대선전을 ‘양강 구도’로 고착화시키려는 안 후보측의 의도에 굳이 말려들 이유가 없다는 입장은 이해할만 하다. 그러나 지금과 같은 다자 토론형식으로는 유력 후보의 안보관과 경제관 등 국가 운영 기본 전략을 국민들이 듣고 비교하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번 2차 토론의 결과가 이를 잘 말해주고 있다. 그러니 선거 전략이 아닌 국민들의 알 권리 충족이란 차원에서 당당히 임하는 게 맞다고 본다.

문 후보 진영에서도 결코 밑지는 일이 아니다. ‘준비된 대통령’을 자임한다면 그 내용을 국민들에게 제대로 알려 문 후보의 새로운 면모를 보여줄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 2차 토론만 해도 문 후보는 밀려드는 4명의 후보들 질문 공세를 막아내느라 주어진 시간의 90% 이상을 소모했다. 그 바람에 정작 자신의 정치철학과 국정운영 비전은 거의 설명하지 못했다. 실제 문 후보 자신도 토론이 끝난 뒤 이런 식의 진행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모르겠다”고 토로하지 않았는가.

이번 2차 토론 시청률이 26.4%에 달했고, 시청자 점유율은 43%였다고 한다. 이 시간에 TV를 본 국민 거의 절반이 이 토론회를 지켜보았다는 얘기다. 방송 드라마가 이 정도면 그야말로 ‘대박’이라고 야단이 났을 것이다. 국민들이 이처럼 높은 관심을 보이는 건 대통령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을 검증하는 데 TV토론회만한 수단이 없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적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서도 양자 토론은 필수다.

형평성 문제가 있다지만 비켜갈 방법은 얼마든지 있다고 한다. 해당 후보가 서로 동의만 하면 못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문 후보측이 전향적으로 양자토론을 검토하기 바란다. 국민이 원한다면 열 일을 제치고 응하는 것은 대통령 후보의 기본 도리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