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김재홍 KOTRA 사장] G2 리스크, 대체시장 확보만이 해법일까

대외경제환경이 그 어느 때보다 불안하다. 그 중심에는 소위 G2 리스크가 있다. 미국은 자국이익 우선주의로 선회하는 움직임이 뚜렷하며, 중국은 사드 배치에 대한 경제보복을 강화하고 있다. 얼마 전 개최된 G20 경제장관회의 선언문에는 미국의 반대로 “보호주의 배격”이라는 문구조차 포함되지 못했다. 우리나라는 대외리스크에 언제나 민감할 수밖에 없지만, 요즘 상황은 특히 우려스럽다.

이러한 대외여건에서 시장다변화는 수출의 돌파구를 찾는 데 핵심적인 과제임에 틀림없다. 우리나라 수출의 1/4 이상이 중국에 집중되어 있다. 그 상당 부분은 중간재인데, 양국의 기술격차가 축소되면서 우리 기업이 공급하던 중간재를 중국기업이 빠른 속도로 대체해가고 있다. 따라서 베트남, 인도네시아 등 동남아로의 수출시장 다변화는 기업의 생존을 위해 필수적이며, 인도, 중동, 중남미, 중앙아시아 등의 시장개척도 시급하다.

하지만 대체시장 확보만으로 지금의 위기를 타개하는 데 충분할까? 인건비 절감이라는 목적만으로 생산기지를 계속 옮겨가는 것이 장기적인 해결책은 아닐 것이다. 수출품목 다양화 측면에서 소비재 수출을 확대하는 전략도 필요하지만, 수출의 질적 수준을 향상시키는 것이 보다 근본적인 해법이 아닐까.

과거와는 다른 패러다임 하에서 우리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을 재구축할 필요가 있다. 첫째, 선진국과 생산 네트워크를 구축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에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선진국은 주로 최종 소비시장으로 여겨졌고, 높은 비용으로 인해 생산 분업 파트너로서의 역할은 크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앞선 자동화 기술과 전문 인력을 바탕으로 제조공정에서 비교우위를 확보해나가고 있다.

둘째 현지 생산기지 중심에서 탈피하여 다양한 해외진출 방식을 모색해야 한다. 최근 글로벌 투자는 M&A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하고 있으나, 우리 기업의 경우 여전히 그린필드 투자방식에 크게 의존하는 실정이다. 유망 외국기업과의 M&A는 생산과 혁신역량을 확충하고, 보호주의를 우회할 수 있는 좋은 방안이다. 최근 우리나라 중견 방적기업인 삼일방은 코트라와의 협력을 통해 고급면사를 생산하는 미국 현지기업 지분을 100%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셋째 고부가가치 신산업으로의 진출을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4차 산업혁명의 진전으로 연구개발, 비즈니스모델 설계, 디자인 등 가치사슬의 전후방 공정이 더욱 중요해지는 추세다. 특히 기업은 ICT 융합 신산업, 전문서비스업 등의 경쟁력을 향상시켜 신사업 개척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 스타트업의 경우 출발단계부 터 글로벌 시장을 염두에 둔 면밀한 전략을 수립해야 하며, 정부와 지원기관은 스타트업의 기술개발부터 자금조달, 해외진출까지 全단계에 걸쳐 효율적인 지원을 제공해야 한다.

글로벌 자유무역체제가 조만간 이전의 면모를 회복할지, 아니면 저성장 추세 속에서 장기화될지 섣불리 예측하기 어렵다. 어떤 상황이 전개되건, 새로운 수출시장의 모색과 더불어 고부가가치, 기술집약적인 제품과 서비스로의 수출다변화는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이 모든 과제가 개인과 기업, 정부의 경쟁력 없이는 달성이 어렵다는 점을 다시금 인식하고 지혜를 모아야 할 시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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