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률 상향조정하면서 개혁에 방점 둔 KDI…“국민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역량 집중”

[헤럴드경제=이해준 기자] 국책 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올해 성장률 전망을 상향조정하면서도 대내외 리스크(하방위험)를 경계하면서 향후 경제정책은 대내외 리스크 관리와 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집중돼야 한다고 지적해 주목된다.

이러한 지적은 5월 대선전이 뜨겁게 달아오르면서 장밋빛 경제 및 복지공약이 난무하는 반면 국민들의 인기가 떨어지고 고통을 수반하는 노동이나 기업, 공공부문 등의 개혁에 대한 관심은 상대적으로 저하되고 있는 것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진다.

KDI는 지난 19일 발표한 ‘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말에 제시했던 2.4%에서 0.2%포인트 높은 2.6%로 제시하면서 “향후 경제정책은 대내외 위험요인에 대한 점검을 강화하는 동시에 국민경제 전반의 구조개혁에 역량을 집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당장의 성장률을 높이려는 정책보다는 리스크 관리와 개혁에 방점을 두라는 얘기다.


KDI는 “최근 우리 경제가 완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대내외 하방위험도 상존해 있다”며 “단기적으로는 거시경제 안정에 초점을 두고 재정 및 통화 정책을 운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도 “거시경제정책을 활용한 수요 관리에는 한계가 있으므로 민간 주도의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규제개혁과 기업구조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KDI는 특히 “구조개혁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고 개혁 과정에서 파생되는 단기적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직업훈련, 실업대책과 같은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등 포용적 정책을 통해 구조개혁의 동력을 확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대내외 경제환경과 관련해서는 지나친 낙관론을 경계했다. KDI는 보고서에서 “세계경제는 경기 개선에 대한 긍정적인 신호가 일부 나타나고 있으나, 하방위험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회복세는 제한된 범위에 머무를 전망”이라고 발혔다.

보고서는 “세계 교역량과 산업생산이 완만하게 확대되고 경기 선행지수도 기준치(100)에 도달하면서 세계경제의 부진이 완화되고 있음을 시사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그러나 미국의 통상정책, 중국의 과잉투자 문제, 유로존의 브렉시트 협상 및 정치적 불확실성 등 하방위험 요인은 세계경제의 회복세를 제약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을 중심으로 한 보호무역주의의 확산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우리 경제에도 적지 않은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이 다양한 무역구제조치로 공세적인 통상정책을 전개할 가능성이 있고, 이로 인한 주요국 간 통상분쟁으로 세계경제 전반의 성장세가 둔화될 가능성도 있다는 진단이다. 이로 인해 중국의 성장률이 급락할 가능성도 존재한다고 KDI는 지적했다.

KDI는 “대내적으로는 우리경제의 잠재성장률이 빠르게 하락하는 가운데 가계와 기업 부문은 외부 충격에 점차 취약해지고 있다”며 “고령화와 생산가능인구 감소에 최근에는 생산성도 개선되지 못해 성장잠재력이 빠르게 약화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동시에 가계부채가 비은행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증가하고 기업구조조정 지체로 한계기업이 늘어나는 등 우리 경제의 부실이 누적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러한 대내외 리스크 관리와 성장잠재력 확충을 위한 구조개혁이 중요한 정책과제라는 진단이다.

hjle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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