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커스] 뱅크오브호프의 묘한 인사이동 배경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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뱅크오브 호프가 통합 이후 최대규모의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고석화 이사장(오른쪽)과 케빈 김 행장.<자료사진>

뱅크오브 호프의 조직 개편은 BBCN계의 수장인 케빈 김 행장의 임기가 연장되는 등 지배력은 강화됐지만 오히려 BBCN 출신 간부들이 밀려나고 윌셔은행계의 입지가 강화되는 묘한 구성의 인사여서 여러가지 뒷말이 무성하다.

BBCN계는 마크 리 전무가 중국계 경쟁은행인 캐세이 뱅크로 옮긴 데다 통합 이후 김 행장을 보좌해 사실상 은행 내부를 총괄하던 BBCN계의 2인자 김규성 수석전무가 동부지역본부로 이동, 행내 서열에서 밀려났다. 또 BBCN계인 더글라스 고다드 CFO조차 윌셔은행계인 알렉스 고 전무와 공동 CFO가 되면서 역할 분담이 모호해져 사실상 힘이 약화된 모양새다.

BBCN계의 세력 약화는 최근의 영업부진과 연례보고서(10-K) 및 분기실적 보고 지연 등에 따른 문책성이라고 해석할 수도 있다. BBCN계 간부들이 요직에 있었던 만큼 책임을 졌다는 얘기다.

하지만 자신의 손발이 잘려나가는 동안 BBCN계의 수장인 케빈 김 행장만큼은 임기 5년 연장이라는 ‘혜택’을 받았다. 모든 책임의 정점에 있는 행장은 개인적으로 신분이 강화되는 모양새가 리더십 측면에서보면 아름답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김 행장은 임기 연장에 앞서 최측근인 데이빗 말론 이사를 은행 운영을 책임지는 COO(최고 운영책임자)로 앉혀 내부 통제력은 유지했다. 대신 윌셔계 알렉스 고 전무와 데이빗 송 전무를 요직에 승진시켜 김 행장이 BBCN계를 버리고 윌셔계를 품는 희한한 인사를 단행한 셈이다.

김 행장이 잘못한 충신의 목을 베는 ‘읍참마속’의 심정으로 BBCN계 측근들을 잘라내고 윌셔계를 중용한 것은 계파를 가리지 않는 ‘탕평’의 정신을 발휘한 것이라고 높게 평가할 수도 있다. 그같은 분석은 김 행장 스스로의 임기를 연장해 입지를 강화한 사실 때문에 설득력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뱅크오브 호프로 통합한 이후 윌셔계의 수장인 고석화 이사장과 BBCN계의 사령탑인 김 행장 간에 보이지 않는 헤게모니 경쟁이 있었음은 한인은행권에서 비밀이 아니었다.  특히 다가 올 주주총회를 통해 이사장 교체 등을 포함, 이사진의 신분변경 관련 안건을 놓고 표대결에 나설 경우 BBCN계 이사 8명,윌셔계 이사 7명인 현 이사회 구도에서 고 이사장이 불리한 상황이라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다시 말해 고 이사장은 통합 이후 은행의 실적 부진과 기타 내부 문제 등에 대해 불만스러웠지만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속을 태웠던 것으로 알려진다.

그런 가운데서 전격적으로 BBCN계를 축출하는 조직개편이 단행된 것은 고 이사장이 김 행장을 압박할 수 있는 모종의 카드를 발견해 꺼내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 이사장은 김 행장의 임기를 연장하는 데 동의하는 대신 알렉스 고 CFO를 포함한 윌셔계 간부들을 중용하는 한편 BBCN계 간부들을 뒷선으로 밀어내는 ‘거래’를 성사시킬 만한 결정적인 카드를 가졌다는 얘기다.

결국 이번 인사이동은 뱅콥 이사장인 고석화 회장과 케빈 김 행장이 서로의 약점을 덮어주고 개인적인 실리를 챙기는 ‘누이 좋고 매부 좋은’ 합의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 최한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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