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에서] 한국당은 아직도 계파 싸움중

이미 예고됐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반대한 의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홍준표 전 경남지사가 자유한국당의 대선후보로 나설 때부터다.

대선 패배 후 당을 수습하고 통합을 위한 ‘대승적 차원’에서 친박계의 징계를 해제한 것은 친박계에 운신의 폭을 넓혀줬다.

지난 16일 대선 이후 처음으로 열린 한국당 의원총회에서 당장 친박계는 당 지도부에 포문을 열었다. 지도부 책임론이 불거졌다. 당의 얼굴부터 새롭게 바뀌어야 한다는 주문이지만, 당권을 둘러싸고 친박과 비박간의 주도권 싸움으로 비화할 가능성이 농후하다.

친박계 김진태 의원은 “대선 패배 후 책임지는 분이 거의 안 계신다”며 “정우택 대표가 이번 선거에서 어떤 지도력을 발휘했나.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란다”며 정우택 당대표 권한대행에 직격탄을 날렸다. 단순히 지도부 뿐 아니라 대선 후보에게까지 책임을 묻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바른정당 탈당파의 복당에 대해서도 논의된 바가 없다고 했다.

친박계 김태흠 의원 역시 “앞으로 원내대표를 언제까지 새롭게 뽑고 대여관계와 대정부 관계 속에서 어떤 스탠스를 취할 것인지 논의되는 자리가 돼야 한다”며 “국가 운영 시스템이 바뀌었고 여야가 바뀐 만큼 새로운 지도부를 구성하는 게 당연하다”고 지도부 사퇴론에 힘을 실었다.

당 쇄신을 요구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한국당 초선 의원들은 의총에 앞서 회동을 갖고 “당이 뿌리부터 변해야 한다”며 지도부에 쇄신을 요구했다.

그러나 초선 의원들이 발표한 성명의 근저에서 홍 전 지사에 대한 지지를 읽을 수 있다. 당의 미래를 맡길 인물로 홍 전 지사가 그들의 의중에 있다. 추대론까지 제기되는 상황이다.

한 초선 의원은 “대선에서 24% 지지를 받은 건 정치적 사면을 받은 것”이라며 “원외위원장들이 무력감에 빠져 있는 상황에서 강한 리더십을 가진 사람을 추대하자”고 말했다. 이에 화답하듯 미국에 체류 중인 홍 전 지사는 17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친박 계파정치를 비판하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정권을 잃은 후에도 한국당은 여전히 계파 싸움중이다. 그동안 주장해 온 ‘보수적통’에 대한 바람이 단지 바람에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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