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만의 위스키, 지금은 ‘혼술’대열에

빅데이터로 살펴본 10년 인식변화
접대용 술서 ‘나만의 가치소비’로
고유의 풍미·개성 싱글몰트 인기
가볍게 한잔 즐기는 ‘전문 바’도 등장

‘유흥주점에서 접대용으로 마시는 술’이란 이미지가 강했던 위스키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고 있다.

남을 위한 접대에서 나를 위한 가치 소비로, 타인 시선 위주의 높은 연산 선호에서 나만의 맛과 취향을 찾는 즐거운 취미로 즐기는 이들이 급증한 것이다. 최근 싱글몰트 위스키 수요가 늘고 있고, 가볍게 한잔 즐기는 위스키 바가 인기를 얻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회식이나 단체 위주 소비에서 혼술, 홈술족이 즐겨찾는 소용량 소비로 변모한 것도새 트렌드다.

 
 
실제로 위스키 고유의 풍미와 다양한 개성을 즐길 수 있는 싱글몰트 위스키에 대한 인기는 계속되고 있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 유통된 싱글몰트 위스키는 총 7만5391상자(1상자=700㎖×12병)다. 이는 전년(6만7166상자)에 비해 12% 늘어난 수치다. 특히 5년 전에 비해서는 29%나 증가했다.

위스키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바도 늘어나는 추세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전국에 약 250여개의 전문 위스키 바가 성행 중이다. 특히 합리적인 가격에 위스키를 만나볼 수 있는 전문 바도 생겨났다. 지난해 10월 서울 강남역 인근에 오픈한 ‘원가바’의 경우, 입장료 2만원을 내면 싱글몰트, 위스키 등 300여개 종류의 주류를 기존 바의 절반 수준 가격인 4000원~1만원대에 즐길 수 있다. 클래식 몰트 위스키로 유명한 탈리스커 10년 산의 잔당 가격은 3800원으로 시중에 판매되는 아메리카노 커피보다도 저렴하다. 외부에서 음식을 주문해서 먹을 수도 있고, 무제한으로 다양한 위스키를 즐길 수 있다. 원가바는 ‘가성비 바’로 입소문이 나면서 인기가 뛰고 있다.

위스키에 대한 인식 변화는 빅데이터 분석에서도 확연히 나타난다.

소셜메트릭스의 2008년 위스키 연관어
소셜메트릭스의 2017년 위스키 연관어

빅데이터 전문 리서치 플랫폼 소셜메트릭스가 2016년 4월부터 2017년 4월까지 대표 위스키 브랜드 ‘조니워커’와 ‘발렌타인’을 입력했을 때 나오는 결과를 분석한 결과, 조니워커 옆에 연관어로 ‘먹스타그램’, ‘바텐더’, ‘소용량’, ‘맛집’ 같은 소비자와 친근한 단어가 눈에 띄게 나타났다. 발렌타인의 경우 ‘선물’, ‘초콜릿’ 등의 긍정적인 키워드와 함께 ‘영장청구’, ‘뇌물죄’, ‘명품백’ 등 다소 부정적인 내용도 포함됐다.

특히 소셜메트릭스가 2008년 ‘위스키’ 연관어를 검색했을 때 나오지 않았던 ‘혼술’과 ‘술스타그램’이라는 키워드가 이번에 새로 등장해 눈길을 끈다. 당시 여덟번째 연관어였던 ‘칵테일’이란 단어는 2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맛’이라는 연관어도 2008년 13위에서 8위로 순위가 상승했다.

반면 2008년 위스키와 함께 연상됐던 ‘우유’와 ‘알코올’ 키워드는 사라졌다. 위스키를 마실 때 독한 느낌을 없애기 위한 우유가 사라지고 위스키 자체를 음미하는 트렌드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알코올이 강해 독한 위스키에 대한 인식도 칵테일로 즐기는 술로 달라지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카인즈 뉴스 빅데이터’에 따르면, 위스키 관련 기사는 2007년 864건에서 2016년 1925건으로 두배 이상 늘었다.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이 그만큼 늘어났음을 보여준다. 

실제로 디아지오코리아는 지난해부터 ‘조니워커 소용량’ 제품과 ‘위스키 칵테일’ 등으로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고, 위스키의 대중화에 나서고 있다. 지난해 11월에 출시된 조니워커 레드 200㎖ 에 이어 최근 조니워커 블랙 200㎖ 까지 저렴한 가격에 편의점에서도 위스키를 구할 수 있도록 했다.

그 결과, 조니워커 레드 200㎖은 시장조사기관 닐슨의 올 2월 기준 할인매장 기준 소용량 위스키 시장점유율 59%로 출시 4개월 만에 1위를 기록했다. 아직까지 소용량 위스키는 전체 위스키 시장의 약 3%에 불과하지만, 최근 판매량이 급증하는 추세다.

현재 조니워커 레드 200㎖ 가격은 편의점 기준 9000원대, 블랙 가격은 1만6000원대다. 또 페르노리카코리아의 제임슨은 1만3000원으로, 가격 부담없이 위스키를 즐길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나만의 가치를 중시 여기는 이들이 늘면서, 회식 자리나 단체로 유흥주점에서 접대용으로 즐기는 위스키를 외면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며 “이제는 위스키도 언제 어디서든 가볍게 즐기는 대중적인 술로 여겨져야 소비자들의 외면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장연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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