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한령 해빙 속 한국관광, ‘봉’ 탈출도 시급하다

-일부 中업체 인센티브 관광에 무리한 요구
-시내면세점 ‘수수료’ 문제도 개선돼야 …
-‘싼 관광’ 이미지 탈피가 급선무란 지적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개별관광객을 중심으로 요우커(遊客ㆍ중국인 관광객)들의 방한행렬이 이어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머지않아 요우커들의 한국 관광이 예년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거듭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이와 함께 요우커를 대하는 태도의 개선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요우커에 지나치게 의존적인 자세를 버려야 한단 입장이다.

현재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보복으로 인해 뜸하지만, 현지 여행사들이 단체 관광 상품을 만드는 데 있어 한국 관광ㆍ유통업계에 지나치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이에 단체관광객은 ‘저가관광’ 혹은 ‘남는 것 없는 장사’로 인식됐다. 관광객 유치를 대가로 브로커와 여행사에 많은 인센티브를 지급했기 때문이다.

고궁 체험 행사에 참여한 개별관광객들. [사진=연합뉴스]

19일 여행ㆍ유통 업계에 따르면 중국의 한 업체는 최근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보복을 틈타, 인센티브 관광 한국행을 담보로 무리한 요구를 해왔다. 한국을 찾는 인센티브 관광객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다양한 혜택이 제공되는데 이 이상의 과도한 것을 요구한 것이다. 결국 협상은 결렬됐고, 이 업체는 혜택이 좋은 다른 국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이에 한 여행업계 관계자는 “인센티브 관광 유치를 문의하는 과정에서 지나친 요구를 하는 중국 기업이 있는 것으로 업계에는 이야기가 전해진다”고 귀띔했다.

면세점업계의 송객수수료도 심각한 수준이다. 서울 시내 면세점 개수가 현재 10개까지 증가하면서 면세점들을 상대하던 여행사들의 입김이 커졌다.

이에 경쟁이 치열해지며, 중국 여행사들이 관광객 유치를 위해 접촉할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졌다. 일부 여행사는 시내 면세점들에게 수익의 최대 40% 이상을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래서 높은 매출신장률을 기록하면서도, 영업이익에 있어서는 적자를 거듭하는 면세점들이 생겨났다.

이번 기회를 통해 이런 오명을 벗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다양한 해외관광객의 비중을 늘려 요우커와 중국 관광업계의 입김을 줄이는 작업이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단체관광이 재개되면 현지 브로커들을 중심으로 무리한 요구도 다시 이어질 것”이라면서 “한국의 국격을 생각하더라도 이전과 같은 관광객 모집 관행이 개선돼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면세점 업계에서도 요우커 단체관광객을 대체하기 위한 활발한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압도적인 비중을 모두 부담하진 않더라도, 제2 혹은 제3의 수입원을 만들겠다는 목적이다. 최근 면세점업계들은 자유여행객을 모집하기 위한 이벤트를 진행하고 중국 대신 동남아와 일본 등에서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열을 올리고 있다.

면세점 관계자는 “이번 기회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한국 관광 자체를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특히 동남아 관광객 유치에 많은 노력을 쏟고 있다”고 했다.

zzz@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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