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일요일마다 쾅쾅

-文대통령 보고 41분에서 8분으로 당겨져
-北, 남북관계 주도권 놓지 않겠다는 의도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휴일마다 탄도미사일을 발사해가며 새 정부의 대북정책과 의지를 시험하고 나섰다.

북한은 문재인 대통령 취임 나흘만인 지난 14일 평안북도 구성 일대에서 중장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 12’를 쏘아올린데 이어 21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또다시 중장거리탄도미사일 ‘북극성 2형’을 시험발사했다.

화성 12 발사 이후 꼭 일주일만이자 새 정부 출범 이후 두 번째 탄도미사일 도발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대선 이후 사실상 첫 휴식차 경남 양산 자택에 내려가 있던 문 대통령은 현지에서 관련 보고를 받고 즉각 대응조치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체계가 잡혀가면서 북한 도발에 따른 청와대 대응속도도 다소 빨라졌다.

문 대통령은 북한이 지난 12일 오전 5시27분 화성 12를 발사했을 땐 41분 뒤인 오전 6시8분께 임종석 비서실장으로부터 첫 보고를 받고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 소집과 주재를 지시했다.

문 대통령은 이번에는 북한이 21일 오후 4시59분 북극성 2를 쏘고 8분 뒤인 오후 5시7분께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으로부터 최초 보고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5차례 관련 보고를 받고 NSC 상임위 소집 등 대응조치를 취했다.

문 대통령은 다만 현지에서 보고받은 뒤 추가 상황에 대해 지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양산에서 청와대로 복귀하지는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 의도에 대해 대내적으로는 탄도미사일 공격능력을 과시함으로써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리더십을 부각시키고 체제 결속을 도모하는 동시에 한국 정부 출범 초기 남북관계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분석했다.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 시점도 미묘하다.

북한이 야간이나 새벽이 아닌 휴일 오후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은 이례적인 일로 문 대통령이 정의용 국가안보실장과 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인사를 발표한지 5시간여만이었다.

탄도미사일 발사가 며칠 전부터 준비해야하는 만큼 외교안보라인 인사와 직접적인 연관성은 높다고 보기 어렵지만, 일각에선 다음날 오전에서 이날 오후로 당겨졌을 가능성이 거론된다.

북한의 북극성 2형 발사는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지난 18일 홍석현 대미특사와의 면담에서 북한 정권교체나 침략은 없을 것이고 체제를 보장하겠다며 태도변화를 촉구한 데 대한 화답 성격도 갖는다.

틸러슨 국무장관은 북극성 2형 발사 직후 언론인터뷰를 통해 “실망스럽고 충격적”이라면서 대북 경제적ㆍ외교적 압박을 강화할 것임을 예고했다.

김 위원장은 북극성 2형 발사를 지켜본 자리에서 “미 제국주의자들과 그 추종세력들이 미처 정신차릴 새 없이 우리 핵무력의 다양화ㆍ고도화를 더욱 다그쳐나가야 한다”면서 ‘우리식 주체무기ㆍ핵공격수단’들을 더 많이 만들라며 ‘마이웨이’를 지속할 것임을 예고했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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