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구 촬영사진까지 공개…ICBM 재진입기술 어디까지?

-北, 북극성 촬영 지구 사진 공개로 재진입기술 과시
-최첨단기술 종합적 필요…재진입기술 여부 불투명

[헤럴드경제=신대원 기자] 북한이 22일 평안남도 북창 일대서 전날 북극성 2형을 시험발사한 뒤 탄두부에 설치한 카메라로 촬영한 지구 사진을 공개했다.

북한이 미사일 발사 뒤 지구 촬영 사진을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기술인 재진입기술을 우회적으로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북한이 이날 공개한 것은 대기권에 진입해 촬영한 것으로 추정되는 사진 5장이었다. 북극성 2형에서 지상을 촬영한 듯한 사진 3장과 지구의 구체 형태가 일부 드러난 사진 2장 등이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와 관련, 조선중앙통신은 “전투부에 설치된 촬영기의 영상자료에 근거해 자세조종체계의 정확성도 더욱 명백히 검토됐다”고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실시간으로 수신된 사진을 보고 “우리가 쏜 로켓에서 지구를 쭉 내려찍은 것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다”면서 “온 세상이 다 아름답게 보인다”고 했다.

북극성 2형은 최고고도 560여㎞를 기록하며 대기권을 완전히 벗어나지는 않았지만 북한은 이번 시험발사로 탄두 분리와 분리 후 조종과 말기유도구간에서의 기술적 지표들을 재확증했다고 밝혀 재진입기술을 축적했음을 시사했다.

북한은 앞서 일주일 전 중장거리전략탄도미사일 화성 12를 쏘아 올렸을 때에는 “가혹한 재돌입환경 속에서 조종전투부의 말기유도특성과 핵탄두폭발체계의 동작정확성을 확증했다”며 ICBM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재진입기술을 확보했다는 식으로 주장했다.

북한은 작년에도 환경모의시험을 통해 재진입체 기술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그러나 북한의 이 같은 주장에도 불구하고 한미 당국은 북한이 재진입기술을 보유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입장이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비행거리 1만㎞ 이상의 ICBM이 대기권을 벗어났다 재진입할 때 속도는 마하 24에 달하고 탄두부 온도는 섭씨 7000도에 달하는데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표적에 정확하게 도달하기 위해서는 탄소복합소재, 삭마, 종말유도 등 현재 인류가 보유한 최첨단기술이 종합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이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고강도 제재와 압박을 받고 있는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이 같은 기술을 개발하고 확보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전문가들도 북한이 잇단 미사일 발사를 통해 비행거리와 속도에서 일부 진전을 거뒀지만 재진입기술 확보에 대해서는 의혹 어린 시선을 보내고 있다.

최대정점고도 2111.5㎞를 기록한 화성 12의 경우에도 마하 24 속도에는 미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이 실전배치한 무수단미사일의 경우 마하 15정도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전문가들은 마하 15에서 재진입할 때의 저항과 마하 20 이상에서 재진입할 때의 저항은 전혀 다른 수준의 게임이라고 평가한다.

북한이 작년 대기권 재진입 환경모의시험에 성공했다고 주장했던 것도 섭씨 1500~1600도 환경에서의 기계적 삭마시험으로, 섭씨 7000도에 달하는 고열에서 발생하는 화학반응과는 거리가 멀다.

다만 북한이 정권 차원에서 ICBM 개발에 목을 매며 국제사회의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미사일 개발 야욕을 버리지 않고 있는 만큼 무시해서만은 안된다는 지적이 나온다.

shind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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