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식에 선 現 대통령, 법정 앞에 선 前 대통령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전ㆍ현직 대통령의 ‘얄궂은 운명’을 확인하게 된 날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3일 시민들의 환호를 받으며 경남 김해 봉하마을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8주기 추도식에 참석했고, 박근혜 전 대통령은 법정에 선 역대 3번째 대통령으로 첫 재판에 나섰다. 

[사진=연합뉴스]

문재인 정부 출범 14일째인 23일 노 전 대통령의 8주기 추도식엔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시민 1만 5000여 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인사말을 통해 미래를 강조하며 이젠 노무현을 가슴에 묻고 국정운영에 매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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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은 “저는 앞으로 임기동안 대통령님을 가슴에만 간직하겠다. 현직 대통령으로서 이 자리에 참석하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일 것”이라고 밝혔다. 또, “이제 우리는 다시 실패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이명박, 박근혜 정부뿐 아니라, 김대중, 노무현 정부까지 지난 20년 전체를 성찰하며 성공의 길로 나아갈 것”이라고 현 정부 성공 의지를 강조했다. 추모행사장 곳곳에서는 눈물을 훔치는 관객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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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만의 정권교체로 희열에 찬 봉하마을과 달리 ‘피고인’이 된 박근혜 전 대통령은 수갑을 찬 채 서울중앙지법에 출석했다. 지난 3월 31일 서울 구치소에 수감된지 53일 만에 모습을 드러낸 박 전 대통령은 화장기 없이 수척한 모습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른바 ‘트레이드마크’가 된 올림머리를 여전히 고수하고 있었다. 이날 박 전 대통령은 직업을 묻는 재판장에서 “무직입니다”고 답한 것부터 시작해 협의를 부인할 때 “변호인과 입장이 같습니다”, “(덧붙일 말은) 추후에 말씀드리겠습니다”고 말해 단문 답변을 이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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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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