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의 매출학 ②] 도심은 텅텅 비고…영세 자영업자는 한숨 가득

- 임시공휴일 지정으로 도심ㆍ오피스ㆍ대학가 ’텅텅‘
- 연휴에 오히려 매출 하락…“임대료 내기도 힘들다”
- 미세먼지ㆍ폭염으로 실내 찾는 사람 많아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같은 황금연휴를 겪지만 ‘한숨’으로 지내는 업계도 있다. 도심와 오피스 밀집 지역에 위치한 소상공인들이다. 긴 연휴로 해외로 빠져나가거나 야외활동을 피해 실내 쇼핑몰로 사람들이 몰리기 때문이다. 해당 상인들은 황금연휴가 아닌 ‘지옥연휴’라고 말한다.

지난 5월 초 징검다리 휴일이 길어지면서 자체적으로 임시휴일을 지정한 회사들이 많았다. 이에 도심의 상인들은 오히려 매출부진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황금연휴의 매출상승 효과에서 제외된 것이다.

해외여행객이나 미세먼지, 폭염과 같은 날씨 탓으로 도심과 오피스 밀집지역에 위치한 상인들에겐 연휴가 오히려 악재로 작용한다.

서울 성동구 한 대학가에서 고깃집을 운영하는 박모(49) 씨는 “학생들은 연휴라 학교 안 와서 좋지만 우리는 주로 상대하는 손님이 안오니깐 매출이 안나와 속상하다”며 “또 인근 주민들이 간혹 오기도 하고 임대료 낸 것도 있으니깐 문을 아주 안 열 수도 없고…”라며 한숨을 쉬었다. 박 씨의 경우 5월 초 매출이 반토막 나면서 지난 5월 한달동안 올해 들어 가장 큰 매출 부진을 겪었다.

이에 연휴가 길어지면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아 결국 내수 진작에 도움 안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지난해보다 연휴가 길었던 올해는 100만명 이상이 지난 5월 황금연휴 기간동안 해외로 떠났다. 45만1000명 가량이 인천공항을 통해 해외로 나간 지난해 5월 연휴(5월 4~9일)에 비하면 2배가 넘는 셈이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국내 시장을 빠져나간 셈이다.

경기 안산에서 치킨집을 운영하는 박모(51) 씨는 “오히려 평상시 주말에 더 많이 시켜들 먹지 연휴 때는 동네 치킨 시켜먹을 젊은 사람들, 가족들이 별로 없다”며 “다들 평소에 못갔던 해외여행을 떠나서 그런지 연휴 마지막 며칠에 잠깐 매출이 오를 뿐”이라고 말했다.

또 미세먼지나 폭염 등 야외활동이 어려운 날씨 탓에 연휴에 쉬더라도 복합쇼핑몰, 대형마트 등 실내를 찾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황금연휴가 결국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의 매출 상승에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난 봄철 미세먼지는 거리 전체가 이어진 노점상으로 이어진 서울 중구 명동의 풍경도 바꿔놨다.

한 노점상인은 “휴일 매출만 보면 평소보다 20% 가까이는 떨어진 것 같다”며 “노점상인들이 자체적으로 길거리 청소도하고 위생에 신경을 쓰지만 도심을 죄다 덮은 미세먼지를 어떻게 할 수는 없지 않느냐”며 울상을 지었다. 이에 실내인 쇼핑몰과 대형마트 등의 공간은 미세먼지를 피해 온 사람들로 가득찼다.

연휴는 가족이나 연인과 보내야 하는데 그나마 외부공기와 차단된 실내를 찾은 것이다. 지난 5월 9일 대통령 선거일 당시 투표를 마치고 친구들과 함께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 아이스링크를 찾았던 직장인 전소미(30) 씨는 “(연휴 때마다) 원래 친구들과 함께 활동적인 걸 함께 해왔는데 이번엔 미세먼지가 심해서 바깥활동을 피하려다보니 아이스링크장에 가게됐다”며 “대학 시절과는 또 다른 연휴 풍경이 굳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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