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높아지는 자산시장 ‘철옹성’

대표적인 자산시장인 증시와 부동산 시장이 최근 뜨겁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일부 종목이, 강남 재건축 등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이 각각 상승을 주도하고 있다. 양극화 구조까지 닮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전세계적으로 천문학적인 액수의 돈이 시장에 풀렸다. 국내에서도 저금리로 엄청난 부동자금이 형성됐다. 이들 자금은 생산과 투자보다는 자산시장으로 흘러갔다. 자산랠리로 자산가들이 돈을 벌었다. 생산과 투자가 부진하니 근로소득은 지지부진했다.

삼성전자 주가가 150만원을 넘고, 강남 아파트 값이 3.3㎡당 5000만원을 돌파하자 서민들의 반응은 ‘비싸서 못 사겠다’였다. 하지만 자산가들은 안정적인 수익이 난다면 고가(高價)라도 문제가 안된다. 이들은 정보력과 구매력도 갖췄다. 지금 삼성전자 주가는 230만원대, 강남 재건축 아파트는 3.3㎡당 최고 7000~8000만원을 호가한다. 서민들은 엄두도 못 낼 가격대에 진입한 듯 보이지만, 자산가들은 삼성전자 300만원, 강남 재건축 3.3㎡당 1억원을 바라보며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다.

미국도 애플과 페이스북, ABC(구글의 지주회사), 아마존 등 초대형 IT주들만 가파르게 오르며 주가지수를 사상 최고치로 이끌었다. 부동산 시장 역시 주요 대도시를 중심으로 서브프라임모기지사태 이전을 넘어 사상 최고치까지 치솟았다.

삼성전자 주가는 미국의 초대형 IT주와 비교하면 여전히 주가수익비율(PER)이 크게 못미친다. 서울 강남 집값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국 고급주택과 비교하면 한참 아래다. 삼성전자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돈을 많이 버는 기업이다. 강남은 가장 많은 이들이 살고 싶어하는 곳이다. 아직도 강한 수요와 욕망이 존재하는 자산들이다.

자산가격이 높아지면 가격 자체가 장벽이 된다. 삼성전자 주가가 300만에 달하면 수백 만원으로 소액투자 하는 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이 된다. 강남 아파트 가격이 3.3㎡당 1억원을 넘게 되면 서민은 아무리 대출을 일으켜도 살 수가 없다. 조금 더 대상을 확대하면 증시에서는 시총 상위 업종대표주, 부동산에서는 서울 및 수도권 주요 지역이다. 앞으론 우량주를 가졌다는 것, 서울에 산다는 것 자체가 부의 상징이 될 수도 있겠다.

외환위기나 글로벌 금융위기 같은 경제충격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강력한 수요가 뒷받침되는 초우량 자산은 금세 가격을 회복한다. 학습효과로 노련해진 자산가들은 단기충격에 따른 가격조정을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노릴 것이다.

참여정부 때도 자산시장이 달아올랐었다. 외환위기 극복, 중국 특수의 도래, 국토 균형발전의 본격화 그리고 빚을 내서 자산을 구입하는 차입투자의 일반화 등이 주가와 부동산 가격 상승을 이끌었다. 가계빚 수준이나 주력산업의 경쟁력 등 최근의 경제상황은 참여정부 시절만 못하지만, 부의 집중도과 유동성 수준, 그리고 차입환경 만큼은 그 때를 능가한다. 부자들이 주도하는 자산 랠리는 더 이어질 듯 싶다. 서민들은 꿈도 꾸지 못할 정도로 철옹성이 높아질 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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