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거녀 암매장범’ 징역3년 뒤엔 20년만에 나타나 돈받고 합의해준 유족 있었다

-4년간 실종 신고 안한 아버지가 ‘선처 탄원서’

[헤럴드경제]동거녀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콘크리트로 암매장한 30대가 항소심에서 징역 5년의 원심을 파기하고 3년형으로 감형받아 온국민의 분노를 산 재판 배경에 20년간 인연을 끊고 지낸 피해자 아버지의 합의가 있었던 것으로 뒤늦게 알려졌다. 네티즌들은 동거녀를 숨지게 하고 콘크리트 암매장한 ‘엽기’ 범죄자인 이씨의 처벌이 너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주장과 실상 남남과 같이 지내던 피해자 아버지를 향한 비난이 쏟아졌다.

대전고법 청주제1형사부(이승한 부장판사)는 지난 1일 폭행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된 이 씨에 징역 5년을 선고한 원심을 파기하고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해자가 사망하고 사체 은닉까지 했지만, 유족이 합의해 처벌을 원하지 않는 점을 고려했다”며 감형 이유를 설명했다.

6일 검찰에 따르면 내연남 이모(39) 씨에 의해 숨진 피해자 A(사망 당시 36세) 씨는 부모가 이혼한 뒤 할머니 밑에서 생활하다 초등학교 5학년 무렵 가출했다. 이후 A 씨는 보육원을 전전해야만 했다. 특히 16세 이후 20년 간 아버지와 1년에 한두 번 연락하는 게 다일 정도로 가족과 사실상 연락을 끊고 지냈다.

강원도에 살던 A 씨 아버지는 딸이 숨진 2012년부터 시신이 발견된 지난해까지 4년간 그나마 있던 연락도 끊겼지만 아무런 의심을 없이 실종 신고도 하지 않을만큼 남남처럼 지내왔다.

지난해 10월 딸의 사망 소식을 들은 A씨의 아버지가 딸의 암매장범 측과 돈을 받고 합의, 법원에 이 씨의 선처를 호소하는 탄원서를 제출해 감형의 결정적 역할을 한 것으로 뒤늦게 확인됐다.

검찰 관계자는 “생전 피해자와 절연 관계에 있던 아버지의 합의로 감형돼 유감스럽다”며 “이런 경우를 유대 관계에 있는 유족의 일반적인 합의와 동일하게 보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이에 네티즌들은 이 씨와 합의한 A씨 아버지의 뒷얘기까지 알려지자 비난의 수위가 더욱 높이고 있다. 국민의 법정서와 너무 다르다는 이유에서다.

네티즌들은 “(모녀 간) 연을 끊고 살았으면 돈도 받지말았어야지, 계부도 아닌 친아버지가 자식이 잔인하게 죽었는데 합의금받고 선처하다니…” 등의 댓글을 달며 분노하고 있다.

한편 편 이씨는 2012년 9월 중순께 충북 음성군 대소면 A씨의 원룸에서 ‘헤어지자’는 말에 격분, A씨를 폭행해 숨지게 한 뒤 인근 밭에 암매장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이어 범행을 숨기려고 웅덩이를 파 A씨의 시신을 넣고 미리 준비해 간 시멘트까지 개어 붓기도 했고 주변 사람들에게 ‘동거녀가 갑자기 사라졌다’며 되레 행방을 묻고 다니는 등 범행을 은폐했다.

하지만 ‘한 여성이 동거남에 의해 살해돼 암매장됐다’는 첩보를 입수한 경찰의 수사 끝에 범행 4년만인 지난해 10월 18일 꼬리가 밟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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