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조선의 ‘흥망’… 도쿄 선박과학관은 왜 문을 닫았을까

- 일본 도쿄 오다이바 지역 선박 과학관 2011년 7월부터 문 닫아
- 야외 화장실은 오랫동안 사람 안쓴듯 쇠락. 야외 전시물도 흉물로 변해

[헤럴드경제(도쿄)=홍석희 기자] 일본 도쿄의 인공섬 오다이바 지역에는 선박 형태로 디자인된 7층 높이의 대형 건물이 있다. 이 건물은 섬나라 일본이 그동안 만들었던 배의 역사를 전시하는 ‘선박과학관(船の科学館)’이다. 오다이바는 외양선이 처음으로 일본에 출몰한 지역으로, 당시 일본은 대포를 놓아 외양선의 개항 요구에 저항하기도 했었다.

그러나 지난 6월 2일 관람을 위해 이곳을 찾았지만 선박과학관은 문이 닫힌 상태였다. 본관은 닫혔고 1층짜리 부속건물인 별관에서만 일부 전시가 진행되고 있었다. 별관 근무 여직원에게 본관 폐쇄 이유를 물었지만 그는 “재건축(rebuilding) 중이다. 언재 재개관을 할지는 모른다. 문이 닫힌지 5년쯤 됐다”고 말했다.

[사진설명=선박과학관 야외에 전시돼 있는 심해 탐사용 유인 잠수정. 가까이 다가서서 확인하면 곳곳이 얼룩과 녹 때문에 오랜 시간 동안 관리 되지 않았음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설명=선박과학관 별관 전시된 ‘북조선 공작선’이라는 제목의 코너. 과학관측은 공작선 나포 당시 촬영했던 비디오 화면도 반복적으로 상영했다.]

선박과학관 홈페이지에 따르면 본관 폐쇄는 지난 2011년 9월 부터였다. 6년 가까운 시간이다. 아쉬운 마음에 선박 모양의 건물 주변을 둘러봤다. 오랜 기간 동안 관리가 없었음이 여실했다. 노란색 유인 잠수선 외부는 녹이 슬었고 심해 잠수정은 내부에 녹물이 흘러내려 투명해야할 유리판이 내부가 들여다 보이지 않을 정도로 검게 변해있었다.

출입구 근처에 설치된 야외 화장실은 오랫동안 사용한 사람이 없었는지 천장과 문턱, 바닥 모두 모두 먼지와 낙엽 등으로 지저분했고, 환풍기도 언제 작동을 멈췄는지 거미줄만 가득했다.

본관 폐쇄는 과학관 운영에 돈을 대던 ‘일본재단(The nippon foundation)’의 후원 중단으로 결정됐다. ‘선박과학관 역’이 있을만큼 지역 대표 명물이지만 이제는 일본 조선업 쇄망과 함께 과학관조차 문을 닫게된 것으로 보인다.

[사진설명=선박과학관 전경. 선박의 모형은 영국의 호화 여객선 ‘퀸 엘리자베스 2호’를 본떠서 만든 것으로 알려진다. ]
[사진설명=실제 ‘퀸 엘리자베스2호’]

일본의 조선업은 1970년대 후반까지만해도 세계 최정상을 달렸다. 2차 대전 당시 세계 최대 전함 야마토 기함을 만들수 있었던 것은 일본의 조선기술이 세계 최고였기 때문에 가능했다. 그러나 70~80년대 사이 이뤄진 조선업 구조조정은 비용절감을 위한 ‘표준화’를 지향했고, 한국은 이를 거꾸로 이용하면서 전세계 선박 수주를 독식하며 가파르게 성장했다.

선박과학관의 폐쇄가 결정된 2011년은 일본의 조선산업이 더이상 희망이 없다는 것이 확인된 시기이기도 하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2011년 일본은 표준환산화물톤수(CGT) 기준 436만 CGT를 수주해 전세계 점유율 12.2%를 기록했다. 같은해 한국은 1451만 CGT(점유율 40.5%)를 기록해 1위였고, 중국은 1244만CGT(점유율 34.7%)로 3위였다.

한국인들에게 아이러니한 사안은 이 선박과학관의 폐쇄 결정이 이뤄지기 한달전인 2011년 8월 이 과학관에서는 ‘독도는 일본땅’임을 주장하는 전시회가 열렸다는 점이다. 당시 일본재단은 이 곳에서 ‘일본의 바다-지켜야 할 섬들’이란 제목의 전시회를 개최했다. 당시 기준으로 일본이 독도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전시회가 도쿄에서 열린 것은 처음이었다. 일본재단은 A급 전범 용의자 사사카와 료이치가 설립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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