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외교공백’ 걱정할 때 美는 “대통령이 문제네”

-외교장관 청문회ㆍ국가안보실 2차관 공석에 ‘외교공백’ 우려나와
-美 전 국무부 차관대행 “트럼프, 한미관계 흔드는 발언할까봐 우려”
-美 ‘한반도라인’ 3인방 중 2인방이 공석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한국과 미국 모두 ‘외교공백’ 논란에 휩싸였다. 7일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 첫날부터 신상문제로 난항이 예상되는 가운데, 미국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입’과 ‘한반도라인’의 부재를 걱정하고 있다.

지난 1월 퇴임한 토머스 컨트리맨 전 국무부 차관대행은 7일 ‘미국의 목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이달말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의 성패는 트럼프 대통령의 ‘입’에 달려있다고 시사했다. 컨트리맨 차관대행은 “양국 관계에 대한 의문을 증폭시키는 말과 행동은 피해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만약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ㆍNATO) 동맹국들에 한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과의 회담에서 행동한다면 두 나라 관계뿐만 아니라 안보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사진=연합뉴스]

미 국무부의 고민도 깊어지고 있다. 미국 정계소식에 정통한 한 전문가는 “한국은 외교장관 인선지연을 걱정하고 있지만, 이쪽은 당장 한반도 전문가 부재와 컨트롤타워로서 트럼프 대통령의 역량을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출범한 지 5개월이 다 됐지만 당장 대북정책과 한국과의 공조를 책임질 실무진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았다. 국무부 내 한반도 전문가는 한국ㆍ일본 담당 부차관보를 겸하고 있는 조셉 윤 대북정책 특별대표뿐이다. 마크 램버트 국무부 한국과장은 이전까지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에서 근무한 대표적인 ‘중국통’이었기 때문에 한국 전문가라고 보기 어렵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주한 미국대사 자리도 공석인데다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와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안보담당 차관보도 지명되지 않았다.

복잡한 현안을 조정할 실무 담당자들의 빈틈을 채우기 위해서는 외교 컨트롤타워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은 개인의 견해를 바탕으로 정책을 결정하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외교정책 과정에서 지배적인 역할을 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트럼프 대통령이 그만한 전문성을 갖췄느냐다. 한 소식통은 “아베 신조(安倍 晋三) 일본 총리나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자수석과의 회담 후 트럼프의 발언을 자세히 보면 뉘앙스나 기조가 달라진 걸 알 수 있다”며 “그만큼 트럼프가 아시아에 대해 모른다는 걸 증명한다. 아시아에 대해 무지하다보니 일단 상대국가의 의견을 수렴하고 보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사진=연합뉴스]

한국에서는 이날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이뤄진다. 일각에서는 청문회 통과여부에 따라 문재인 정부의 외교공백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각종 신상의혹으로 강 후보자의 낙마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한 외교 전문가는 “한미 양측 모두 정상회담 준비시간이 부족한 게 사실”이라며“이번 정상회담은 양국 정상 간 상견례와 포괄적으로 한미동맹을 강화한다는 차원에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과도한 욕심을 내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이어 “협상할 땐 협상하더라도 일단 만나보고 얘기하자는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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