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집값 평당 1억, 코스피 3000 간다”

자산가들 공격적 투자 늘며
증권사들 상단 잇따라 높여
PB부동산 자문계약도 급증
“올랐지만 더 오른다” 베팅

#. 신한은행 VIP고객인 A씨는 얼마 전 신한PWM 분당중앙센터를 찾아 당일 투자금액을 모두 코스피 연동형 투자상품에 넣어달라고 말했다. 은행에서는 70대 후반인 A씨의 나이를 감안해 매월 현금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넣어 포트폴리오를 짰지만 ‘국내 증시에 올인하겠다’는 그의 생각은 확고했다. 개인적으로 직접 주식 투자를 하고 있는 A씨는 요즘 시장 분위기로 봤을 때 “코스피 3000포인트까지도 본다. 지금 지수도 어깨 수준이지만 머리까지도 간다”고 내다봤다고 한다.

#. 서울 강남구 주민인 B씨는 최근 매물로 올라온 도곡동의 10억대 아파트를 찾았다. 부동산 중개인에게 문의를 하고 집을 보러 가기로 했지만, 약속 당일 집은 구경도 못한 채 발걸음을 돌려야 했다. “다른 매수자가 집을 보지도 않고 먼저 계약금을 입금해버렸다”는 중개인의 전화를 받았기 때문이다.


요즘 은행 PB센터를 찾는 ‘큰손’ 고객들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제거되고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부동산, 주식 등 양대 자산시장에 본격 투자하려는 자산가들이 늘고 있다.

최근 고공 비행 중인 국내 증시에 대해 긍정적 인식이 커지고 있다. 코스피의 거침 없는 질주에 거품이라는 일각의 우려도 있지만,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등에 힘입어 기조적으로 한 단계 도약하는 시점이라는 판단이다. 대형 변수였던 미국 금리인상도 대체로 시기와 속도를 예측 가능하다고 보고 외국인의 대규모 이탈은 없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금융회사에서도 자산가들의 전망에 확신을 주고 있다. 증권사들은 연내 코스피 전망치 상단을 2500∼2600선으로 상향 조정했고, 노무라 등 외국계 증권사에서는 내년 증시가 3000까지 갈 수 있다는 추정을 내놓고 있다. 은행 PB센터들도 내부적으로 연내 목표치로 2500 안팎을 제시하고 있다.


안은영 신한PWM 분당중앙센터 PB팀장은 “대선 전까지만 해도 투자를 주저하고 부동자금을 유동화시켜뒀던 자산가들이 선거 이후 투자 방향성을 찾아가고 있다”면서 “코스피가 2000 지지선을 넘고 나서는 국내 증시에 투자하려는 문의가 많이 들어오고 있다. 코스피가 2300을 넘었지만 장기적으로 지수 우상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보는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안 팀장은 “코스피 관련 펀드, ETF(상장지수펀드) 투자가 늘고 있고 문재인 정부 들어 중소기업 육성이 강조되자 중소형주 투자도 많아졌다”면서 “연초 국내 불확실성이 커지고 미국 금리인상 가능헝이 높아질 때 투자 대신 달러로 환전을 많이 해둔 자산가 고객들이 달러 ELS(주가연계증권) 등 달러를 이용한 증시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투자심리가 호전되면서 해외시장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고 한다. 그는 “예전에는 해외시장 투자를 두려워했는데 최근에는 신흥국 투자를 많이 선호한다. 아세안 쪽으로 목표수익률을 조금 낮춰 투자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국내 증시와 함께 부동산 투자에도 자산가들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승주 KEB하나은행 서압구정골드클럽 PB센터장은 “부동산 자문계약이 지난해보다 2∼3배 증가한 것 같다. 중장기적으로 부동산을 알아보고 관련 정보를 제공해달라는 VIP 고객들이 많다”면서 “현재 50억원 전후로는 매물이 많지 않지만, 미국 금리인상 등으로 1∼2년 뒤 국내 시중금리와 기준금리가 오르면 대출이자 부담으로 부동산 매물이 나올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강승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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