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 값싼 마약, 빈곤을 노린다

-LSD 등 저렴한 ‘파티마약’ 확산
-마약사범 37% ‘무직’…회사원도 6%
-상급 마약으로 가는 ‘상승통로’

[헤럴드경제=원호연 기자]인기그룹 빅뱅의 탑이 경찰 기동단 복무 중 대마초를 피웠다는 소식은 유명인사와 연예인, 전문직 사이에 이미 마약이 널리 퍼졌다는 인식을 강하게 심어주고 있다. 그러나 마약의 마수는 비단 부유층에게만 뻗치는 것은 아니다. 구하기 쉽고 값싼 마약이 국경을 넘나들면서 오랜 경기침체로 피폐해진 삶에서 도망가고 싶은 저소득층의 도피처 노릇도 하고 있다.

지난해 대검찰청이 발표한 2015년 마약류범죄백서에 따르면 2011년 9174명이었던 마약류 사범이 2015년 1만1916명으로 2009년 이후 6년 만에 다시 1만명을 돌파했다. 경찰청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적발된 마약류 사범 중 37%는 무직으로 나타났다. 일반 회사원이 6.2%, 농업 종사자 6%, 노동자가 4.4% 등이 그뒤를 이었고 대표적인 마약사범으로 꼽히던 유흥업 종사자는 1.4%에 그쳤다. 

최근 LSD나 엑스터시 등 값싼 파티마약을 딥웹 등에서 구해 국제우편 등으로 밀수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파티마약은 결국 상급 마약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알약이나 캡슐 형태로 제조되는 엑스터시 [사진=게티이미지]

이윤호 동국대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마약에 손을 대는 주요 동기는 결국 현실의 고통에서 벗어나 도망가고 싶다는 심리”라며 “어려운 경제환경으로 연예인 금융업 종사자 등에서 저소득층으로 일반화되고 있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특히 인터넷이나 SNS 등을 이용해 주문하고 국제우편물, 특송화물로 밀수입하다 적발된 마약류가 주요 마약 압수량의 19.3%에 달해 보다 손쉽게 마약을 접할 수 있게 된 것으로 확인됐다.

유엔마약범죄사무소(UNODC)는 딥웹 등을 통해 가장 많이 온라인으로 구매한 마약류가 LSD와 엑스터시(MDMA) 등 이른바 ‘파티마약’이라고 발표했다. 애당초 의료연구용으로 개발된 이들 성분은 향정신성의약품으로 분류된다. 강력한 환각 증세와 각성효과을 가진데다 알약이나 캡슐 형태로 복용이 쉬워 유흥업소 등에서 기분전환용으로 암암리에 퍼지고 있다.

스위스의 화학자 알베르트 호프만 박사가 맥각균을 연구하던 중 합성해낸 LSD는 시각과 청각을 왜곡해 다양한 환각을 경험하게 된다. 식욕감퇴나 발한, 동공확장, 심박수 및 혈압 증가 등의 부작용이 나타난다.

몰리라고도 불리는 엑스터시는 세로토닌 분비를 촉진해 극도의 안정감과 편안함, 행복감 등을 주는데 제조 과정에서 카페인이나 비아그라 등 다른 약품이 섞이면서 부작용이 커진다. 근육이 긴장되고 메스꺼움과 갈증 등이 일어난다. 특히 세로토닌 분비 촉진이 끝나고 나면 극도의 우울감에 빠지기도 한다.

이들 향정신성의약품은 화학적 방법으로 직접 합성할 수 있는 성분이다보니 개당 3~4만원 가량으로 상대적으로 값이 싸 일반인이나 저소득층도 접근하기가 쉽다.

실제로 지난달 18일 부산지역의 대학생 A 씨는 네덜란드로부터 LSD 마약성분이 흡착된 스티커 10장을 국제통상우편으로 밀수입하려다 검거됐다. A 씨는 인터넷 암시장으로 불리는 딥웹에 올라온 광고를 보고 비트코인을 이용해 LSD 스티커를 구매했다.

문제는 이들 ‘파티마약’이 보다 환각작용이 강하고 중독 가능성이 높은 코카인이나 필로폰 등 상급 마약으로 가는 ‘상승 통로’가 된다는 점이다. 엑스터시의 경우 밤새 춤을 추기 위해 필로폰 등과 혼합하는 경우가 많아 더 강한 환각작용이나 진정 또는 각성 작용을 불러일으키는 마약에 손을 대게 된다.

이 교수는 “지금까지는 마약의 공급을 차단하는 방식으로 막았지만 공급이 줄어 가격이 올라가면 마약 유통에 조직폭력배가 연결되는 경향이 있다”며 “일반인이 마약에 손을 대지 않도록 수요를 억제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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