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문재인 현상’에 주목하는 이유

‘문템’이 연일 화제를 모으고 있다. 문템이란 ‘문재인 대통령의 아이템’, 즉 문 대통령의 물건을 말한다. 대통령의 일상이 일종의 콘텐츠로 소비되면서 아이돌과 같은 유사 팬덤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문템’가운데 가장 먼저 화제가 된 건 안경이다. 안경을 쓰지 않는 이들에겐 ‘그게 그거’ 처럼 보이지만 이용자들에게는 ‘그 것’부터 보이는 법이다.

‘문재인 안경’으로 불린 린드버그 모르텐은 2012년 대선 때 후보였던 문 대통령이 신촌역 앞 안경점을 찾아 직접 구입했다. 안경점 주인은 “당시 문 후보가 누군가의 소개로 혼자 왔다”고 했다. 그 이는 문 후보의 이목구비가 뚜렷해 두터운 테보다 둥글고 가볍고 부드러운 디자인을 권했다고 한다. 문 대통령은 당시 구입한 안경을 지금까지 쓰고 있다. 덕분에 그 안경점은 요즘 문의 전화가 폭주해 ‘문재인 효과’를 톡톡이 보고 있다.

등산복도 화제가 됐다. 문 대통령이 대선에서 자신을 담당했던 기자들과 등반하면서 입은 블랙야크 등산복은 한정수량 으로 재출시했지만 1시간만에 바닥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문템’ 가운데는 구할래야 구할 수 없는 것도 있다. 바로 ‘문재인 구두’로 알려진 아지오다. 문 대통령이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기념식 때 신었던 이 구두는 청각장애인들이 만든 수제화로 지금은 폐업한 상태다. 김정숙 여사가 ‘그 좋은 구두’를 구할려 했다가 이런 사정이 알려졌다. 장애인기업에 대한 편견의 벽을 넘지 못해 끝내 문을 닫았다는 이야기는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문템’ 가운데 아직 잘 알려지지 않은게 그가 사용하는 펜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 12일 업무지시 1,2호 공식 문서에 사인하면서 플러스펜을 사용했다. 이번 대선에서 후보 출마선언 때는 싸인펜과 샤프 펜슬을 동시에 사용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대통령의 펜은 대통령의 스타일을 보여주는 또 다른 잣대다. 국정현안이나 외교 문서 등에 서명을 위해 쓰이는 펜은 단순한 필기도구라기 보다 일종의 메시지다.

고 노무현 대통령이 서류에 결재할 때 300원짜리 모나미 플러스펜을 사용한 것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서민들은 대통령이 내가 쓰는 것과 같은 걸 사용하는 데 친근함을 느낀다.

‘문템’의 인기는 대통령이 쓰는 물건과 같은 것을 소유함으로써 대상과의 동일시를 이루려는 욕망이다. 이는 이전 대통령의 일상이 얼마나 폐쇄적이고 비정상적이었는가를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상식이 통하는 사회, 소외된 이들에 대한 배려가 있는 문화에 대한 갈망이라 해도 좋다.

‘문재인 현상’이 일정부분 만들어진 것일지라도 이런 대중의 바램은 시대적 흐름이다.

그렇다고 팬심이 영원한 건 아니다. 허니문 기간은 짧다. 얼마 전, 그룹 H.O.T. 팬들이 리더 문희준에 대한 지지를 철회해 화제가 된 적이 있다. 그의 부적절한 행동에 대한 팬심의 이반이다. 팬들을 만족시키는 건 진정성만으로는 부족하다. 그에 맞는 행동이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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