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부, ‘돈봉투 만찬’ 이영렬ㆍ안태근에 면직 청구

-이영렬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 수사의뢰
-돈봉투 만찬에 참석자들에겐 ‘경고’ 조치

[헤럴드경제=김현일 기자]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으로 논란을 빚은 이영렬(59ㆍ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부산지검 차장검사)과 안태근(51ㆍ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대구고검 차장검사)에 대해 면직에 해당하는 징계를 권고했다. 검사징계법에 따르면 면직은 해임 다음으로 무거운 징계다. 법무부는 조만간 검사징계위원회를 열어 이를 최종 의결할 방침이다.

법무부 감찰위원회는 ‘돈봉투 만찬’에 참석한 법무부와 검찰 간부들에 대한 감찰 결과를 7일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의 지시로 지난 달 18일 법무부ㆍ대검찰청 합동감찰반을 꾸려 감찰을 실시한 지 3주 만이다.

‘돈봉투 만찬’ 사건에 연루된 이영렬 전 서울중앙지검장(왼쪽)과 안태근 전 법무부 검찰국장(오른쪽). [사진제공=연합뉴스]

감찰위는 이 전 지검장이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도 위반했다고 판단하고 수사의뢰를 권고했고, 이금로 법무부장관 직무대행(법무부 차관)은 곧바로 이날 대검찰청에 수사를 의뢰했다.

아울러 안 전 국장에 대한 감찰 기록을 관련 고발 사건이 접수된 서울중앙지검에 넘겼다고 법무부는 밝혔다. 만찬에 동석한 이선욱 법무부 검찰과장과 박세현 형사기획과장에 대해선 경고 조치가 내려졌다.

봉욱 검찰총장 직무대행(대검찰청 차장)도 이날 감찰위의 권고를 받고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에 대해 각각 ‘면직’ 의견으로 법무부에 징계를 청구했다. 만찬에 참석한 노승권 서울중앙지검 1차장검사 및 부장검사 5명에 대해선 경고 조치를 내렸다.

감찰위는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의 경우 관련된 사건이 종결된 지 나흘 만에 고위 공직자로서 부적절한 처신을 해 검찰의 공정성에 대한 사회일반의 신뢰를 크게 훼손한 점 등에 비춰 더 이상 검사로서의 직무를 수행하기 부적절하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이 전 지검장이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에게 지급한 격려금 및 음식물 제공은 청탁금지법 위반으로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전 지검장 등 검찰 특별수사본부 간부 7명과 안 전 국장을 비롯한 법무부 검찰국 간부 3명은 지난 4월21일 서울 서초동의 한 식당에서 저녁식사를 갖고 국정농단 수사에 대한 격려금 명목으로 돈 봉투를 주고 받아 도마 위에 올랐다.

안 전 국장은 특수본 후배 검사들에게 70만∼100만원이 든 봉투를, 이 전 지검장은 법무부 과장 2명에게 100만원이 든 봉투를 각각 건넸다.

차기 검찰총장 후보 중 한 명으로 거론되던 이 전 지검장이 민감한 시기에 검찰 인사를 담당하는 검찰국장에게 돈을 건넸다는 점에서 청탁금지법 위반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동시에 특수본의 수사대상이었던 안 전 국장이 수사를 담당했던 검사들에게 돈 봉투를 나눠준 점도 논란이 됐다.

안 전 국장은 지난해 8월 개인 비위로 수사선상에 오른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져 특수본의 수사대상이 됐다. 그러나 특수본은 안 전 국장에 대한 별다른 조사 없이 수사를 끝낸 바 있다.

파문이 일자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은 사의를 표명했으나 청와대는 사표 수리를 미루고, 두 사람을 각각 부산고검 차장과 대구고검 차장으로 전보하는 좌청성 인사를 단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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