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치매관리 국가책임제, 선택 아닌 필수

이달 말 발표될 ‘치매국가책임제’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가 높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별한 관심속에 속속 발표되는 밑그림은 구체적이고 올바른 방향이어서 다행스럽다.

‘치매국가책임제’는 치매 환자 가족이 짊어졌던 경제적, 정신적 부담을 지역사회 인프라와 건강보험으로 국가와 사회가 나눠지는 것이다. 패러다임이 복지국가의 근본 원리 그 자체다. 고령화 사회의 그늘이자 재앙인 치매는 이미 중요한 국가적 난제다. 65세 이상 노인 10명중 1명이 치매환자이고 한 사람당 2000만원 이상의 치료관리비용이 들어가 가정를 파탄으로 몰아가는 질병이다. 당위성과 시의성면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

정부의 실행계획은 매우 구체적이다. 지역사회에서 치매 관리의 구심적 역할을 할 치매안심센터를 200곳 이상 설치해 예방, 관리, 처방, 돌봄 등 원스톱으로 관리하는 인프라를 만든다는 것이다. 여기에 의사와 간호사는 물론, 사회복지사, 정신보건 전문요원 등 센터에 배치되는 인력을 늘리고 치매전문병동도 확충한다. 이런 사업에 필요한 예산도 이번 추경에서 2000억원 이상 확보했다. 무엇보다 치매 관련 본인 건강보험 부담률을 10% 이내로 확 낮추고 요양등급 기준도 대폭 확대할 예정이다.

하지만 옳고 선한 일이라고 해서 얼음에 박밀듯 진행되는 것은 아니다. 특히 국가적 정책사업은 엄청난 재원이 소요된다. 더구나 지금 70만명 선인 치매환자는 2024년에는 100만명, 2041년 200만명을 넘고, 65세 이상 고령자가 전체 인구의 38%에 이르는 2050년에는 271만명에 달할 것이란 전망이다. 하지만 노인장기요양보험은 2020년, 건강보험은 2023년에 적립금 전액이 고갈될 처지다. 결국 재정부담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수 밖에 없다. 재원대책 미비로 벌어진 보육대란과 같은 일이 치매대란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정밀한 재원마련 대책이 필요한 이유다. 그래야 기대가 신뢰로 바뀔 수 있다.

국내 치매치료제 개발도 치매 국가책임제의 중요한 관건이다. 치매치료제는 거대 다국적 제약기업들도 정복하지 못한 난공불락의 세계다. 미국 일라이릴리는 10억달러나 쏟아 붓고도 3상 시험에서 제품화에 실패했을 정도다. 지금 쓰이는 약들은 완치가 아닌 진행속도 완화제에 불과하다. 어렵지만 개발에 성공하면 부와 명성을 함께 얻을 수 있다. 재정부담과 제약산업 발전 두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는 대박 카드다. 국책과제로 삼아 총력전을 펼칠만한 가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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