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업계, 잇단 지주사 체제 전환 왜?

-지배구조 개선ㆍ신사업 집중위한 포석
-오리온 매일유업 샘표 등 잇따라 전환
-일부선 규제 강화 앞두고 전환 분석도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최근 식품업계가 잇달아 지주회사 체제로 속속 전환하고 있다. 샘표가 지난해 지주사 전환을 완료한데 이어 크라운해태제과가 지난 3월 지주사 체제로 공식 출범했다. 오리온과 매일유업도 지주사 전환작업을 마무리했다.

이들 기업들은 사업 효율성, 책임 경영 등을 이유로 내세웠지만 그 이면에는 규제 강화를 앞두고 오너 지배력 강화 등의 셈법도 작용하고 있다는 게 업계 분석이다.

[사진=새로운 사업을 구축하는 사업가 이미지]

오리온의 경우 이달초 투자사업과 식품사업 부문으로 회사를 인적분할해 오리온홀딩스와 오리온으로 각각 분리됐다.

허인철 부회장이 대표이사를 맡은 오리온홀딩스는 향후 현물출자 등을 거쳐 지주회사가 된다. 지주사 밑으로 오리온(식품사업), 쇼박스(영화사업), 제주용암수(음료사업) 등의 사업회사가 있는 구조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기업지배구조의 투명성을 제고하고 각 사업의 전문화를 통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하는 것이 가장 큰 목적”이라고 창립 60주년 만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에 대해 설명했다. 오리온은 앞으로 제과뿐만 아니라 음료, 간편대용식, 건강기능식품 등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중국 등 해외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성장하겠다는 전략이다.

매일유업 역시 지주사체제 전환 작업을 마무리했다.

매일유업은 매일홀딩스(지주회사 부문), 매일유업(유가공사업 부문)으로 인적분할했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유가공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투자부문 전문화 및 책임경영 강화를 위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했다”며 “지배구조 단순화와 회사간 독립적인 자율경영으로 책임경영체제를 실현할 것”이라고 밝혔다. 매일유업은 저출산 등으로 국내 우유 시장 성장이 한계에 직면한 상황에서 커피음료, 가공유, 조제분유, 발효유 등 다양한 제품을 개발할 예정이다.

이에앞서 크라운제과는 지주회사 크라운해태홀딩스와 식품제조ㆍ판매를 담당하는 사업회사 크라운제과로 분리했고 샘표도 지주사 샘표와 샘표식품으로 분할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다. 이처럼 지주사체제 전환은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연이은 지주사체제 전환이 규제 강화 움직임과 관련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기업의 인적분할 시 지주회사가 보유하게 되는 자사주에 분할회사의 신주배정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은 상법개정안의 국회 통과가 유력하다. 오는 7월부터는 공정거래법 시행령 개정안이 시행되면서 지주회사 자산 요건이 기존 1000억원에서 5000억원으로 상향 조정되는 등 지주회사 요건도 강화된다.

문재인 대통령은 경제민주화의 일환으로 지주회사 요건과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문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재벌개혁에 앞장서겠다”며 “문재인 정부 하에서는 정경유착이라는 낱말이 완전히 사라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choig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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