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벤처부’ 출범도 전에…

업무영역 확보위한 부처간 勢싸움
중소·중견·소상공업계 갈등 양상

문재인 정부가 대선 공약사항이었던 ‘중소기업벤처부’ 신설에 박차를 가하고 나선 가운데, 예상치 못한 잡음이 속출하고 있다. 업무영역 확보를 위한 부처 간 세(勢) 싸움을 넘어, 중소·중견·소상공업계의 ‘규모별 이해관계 대립’도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7일 관련업계와 정치권에 따르면, 중기부 신설을 골자로 하는 정부조직법 개정안은 6월 임시국회에서 무난히 통과될 전망이다.

“보수야당인 자유한국당과 바른정당 등도 모두 중기부 신설을 대선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었기에 법안처리 반대 명분이 없다”는게 중소기업계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앞서 정부와 여당은 5일 삼청동 국무총리 공관에서 당·정·청 회의를 열고 ‘18부 5처 17청’ 구조의 정부조직 개편 추진을 확정했다.

문제는 신설 중기부의 구체적인 업무범위가 정해지지 않은 가운데, 이해관계자 사이의 잡음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중견기업 정책 업무의 산업통상자원부 이관이 대표적인 예다. 중견기업 정책 업무를 담당하는 ‘중견기업정책국’은 2012년 탄생 당시 지식경제부 소속이었지만, 이듬해 중소기업청으로 옮겨졌다. 이후 중견기업 사이에서는 “중기청이 각종 정책을 중소기업 중심으로만 운영하며 중견기업을 소외시키고 있다”는 불만이 터져나왔다.

결국, 이번 정부조직 개편으로 중견기업 업무가 산업부의 품에 돌아가게 됐지만 현장에서는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는 분위기다. 중견기업계 한 관계자는 “산업부로 관련 업무가 이관된다는 것 자체는 환영할 만 하지만, 다음이 문제”라며 “산업부가 대기업 정책과 규제업무 중심으로 운영될 경우 중견기업은 다시 소외될 수밖에 없다. 중견기업계 공청회를 통해 산업부의 지원의무를 명확히 하고, 중기부 잔류 시 이점도 검토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중소기업계와 소상공업계의 시선 역시 첨예하게 엇갈린다. 중소기업계는 산업부의 기능을 거의 ‘통째로’ 중기부에 가져와야 한다는 입장이다. “산업부의 수출·연구개발(R&D) 기능, 미래부의 벤처·창업 기능 등은 물론 기술보증기금, 신용보증기금, 무역보험공사, 코트라 등의 주요 기관도 모두 중기부 산하로 옮겨야 한다”는 게 중소기업계의 주장이다. 산업부로의 관련 업무이관이 확실시되는 중견기업계가 강하게 반발할 수밖에 없는 구상이다.

반면 소상공업계에서는 “그동안 중소기업 정책 안에 소상공인 정책이 지나치게 예속돼왔다. 새로 설립되는 중기부는 중소기업관련 부서와 소상공인 부서가 대등한 관계로 균형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중기부 자체의 확장보다는 내부에서의 소상공인 몫 늘리기에 돌입한 셈이다.

이슬기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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