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불황에 ‘명품백’도 내다 판다

-최근 2~3년 중고명품 거래량ㆍ거래액↑
-루이뷔통ㆍ샤넬ㆍ구찌ㆍ에르메스 인기
-프랑스 브랜드ㆍ블랙ㆍ토트백 선호도 높아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 서울 강남구에 사는 회사원 서지희(32) 씨는 최근 잘 사용하지 않는 명품 가방 두 점을 중고로 되팔기 위해 명품 중고거래 플랫폼에 중고 거래를 신청했다. 두 제품 모두 동일한 시기에 비슷한 금액을 주고 구매했지만, 책정된 중고가격은 큰 차이가 났다. 뒤늦게 제품의 브랜드나 색상, 크기 등에 따라 중고 가격 책정이 달라진다는 점을 알게 됐다.

계속되는 경기 불황으로 명품의 중고거래도 늘어나고 있다.

어려운 생활형편에 명품백을 내다 파는 사람은 물론 합리적인 가치소비 성향이 뚜렷해지면서 명품도 중고로 사는 이들도 함께 증가하고 있기때문으로 보인다.

[사진=중고명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샤넬]

7일 해외 명품 전문 온라인 쇼핑몰 ‘리본즈’에 따르면, 올 1~4월 중고명품을 거래하는 ‘빈티지 서비스’ 거래량은 전년 동기에 비해 약 30% 가량 증가했다. 2016년 1~4월에도 2015년 같은 기간에 비해 204%가 늘어났다. 연간으로는 2015년에 비해 2016년에 152%나 늘었다.

특히 2016년 중고명품 거래액은 1년 전보다 300%나 증가했다. 올 1~4월에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6% 증가했고, 지난해 1~4월에도 전년 동기보다 302%나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 또 이용 고객의 경우, 2015년에 비해 2016년에는 220%나 늘어났다. 올 들어서도 1~4월 고객수가 전년 동기에 비해 65% 증가했다. 

[사진=중고명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루이뷔통]

흥미로운 점은 중고명품백의 경우 브랜드나 색상, 크기 등에 따라 가격 책정이 달라지고 있다는 점이다.

리본즈의 중고 명품거래 데이터 분석 결과, 판매액 기준으로는 1~3위가 샤넬, 루이뷔통, 에르메스 등으로 프랑스 브랜드의 인기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판매량 기준으로도 루이뷔통과 샤넬이 각각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구찌, 프라다, 페라가모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색상으로는 크게 유행을 타지 않는 블랙과 브라운 컬러가 중고명품 시장에서 가장 선호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리본즈 중고 명품거래 색상 순위에 따르면, 블랙 색상의 선호도는 31%, 브라운 색상은 18%로 두가지 색상이 전체 거래제품의 절반 가량을 차지했다. 이어 블루와 핑크, 레드 계열 제품이 뒤를 이었다.

크기면에서는 데일리로 사용이 가능한 미디움 사이트의 토트백이 가장 인기가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미니백이나 클러치백 같은 작은 사이즈 제품은 가격이 비교적 저렴해 중고 거래가 많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넣을 수 있는 물건이 제한적이고 매일 활용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생각보다 인기가 높지 않다는 분석이다. 

[사진=중고명품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에르메스.]

리본즈 관계자는 “최근에는 일정기간 동안 명품가방을 구입해 사용한 뒤 중고로 되팔아 다양한 제품을 경험하려는 소비자들이 늘고 있다”며 “중고명품 요청 상품수도 점점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고명품 요청 상품수는 2016년에 전년 대비 180%가 증가했다. 또 지난해 1~4월과 올 1~4월에는 각격 전년 동기 대비 201%, 80%씩 요청 상품수가 늘어났다.

yeonjoo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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