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委 “가이드라인은 대선 공약”…부처 기선제압 집중

-통신비 인하 대책 미비, “미래부 보고 거부”
-하루만에 “김용수 2차관 중심으로 대안 만들라”
-“충격 줘야 플랜 B 가져와” 기선제압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인수위원회 격인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연일 부처를 상대로 고강도 ‘군기잡기’에 나서고 있다.

공약 이행 의지 부족을 이유로 미래창조과학부의 업무보고를 거부했다가, 김용수 신임 2차관을 중심으로 9일까지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이 대표적이다.미래부는 오는 9일 비공개를 포함해 네번째 업무보고를 진행하게 된다.

이에 대해 부처 일각에선 김진표 위원장이 출범 당시 “완장 찬 점령군 행세를 해선 안 된다”고 구성원들에게 조언했던 것과 달리 ‘군기잡기’를 하며 부처와 필요 이상으로 각을 세우고 있다는 불만도 나온다. 부처의 보고가 미진하다고 생각되면 수 차례 재보고를 지시하는 것도 일방적 압박이라는 것이다. 


국정기획위 경제2 분과에서 방송ㆍ통신 분야를 담당하는 최민희 자문위원은 7일 긴급 브리핑을 열고 “분과 회의 결과 이번주 금요일(9일) 오후 미래부 업무보고를 다시 받는 것으로 결론 났다”며 ‘보고 거부’ 하루 만에 입장을 번복했다.

그는 “공교롭게 보고 거부 이후 통신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 명인 김 차관의 발령이 났다”며 “새로 온 김 차관이 새 정부의 통신비 정책을 잘 이해하고 계실 것으로 믿고 꼼꼼히 검토한 뒤 구체적인 대안을 가져오길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국정기획위는 월 1만1000원의 이동통신 기본료 폐지, 단말기 지원금 상한제 폐지 등을 포함한 문재인 대통령의 ‘가계 통신비 인하 방안’ 공약에 대해 미래부가 3차 보고까지도 구체적 이행 방안을 내놓지 않았다는 불만을 표했다. 이에 따라 경제 2분과는 미래부 의사와 상관 없이 직접 통신사업자, 시민단체를 만나 의견을 수렴하고 자체안을 마련할 구상까지 하고 있었다.

최 위원은 다시 미래부 보고에 기대하는 통신비 인하 방안의 최저 기준이 무엇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가이드라인은 문 대통령이 후보 시절에 공약한 내용”이라며 “국정기획위가 대통령 공약을 지키도록 해당 부처와 논의하는 건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국정기획위는 또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으로 인상,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전액 국고 지원 등 주요 공약에서도 후퇴는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러한 ‘공약 밀어붙이기’는 정권교체 초반 부처 공무원들이 새 정부 기조에 빨리 적응시키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김진표 위원장은 7일 라디오에서 “보수정부 9년 동안 공무원들이 보수 정권의 국가 경영 관리에 너무 빠져있었다. 관료들이 지나치게 보수화됐다”고 공무원 사회를 향해 일갈했다.

국정기획위 한 관계자는 “(공무원들에게) 충격을 줘야 부처에서도 그제야 플랜 B, C, D를 가져온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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