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中企 특허기술 탈취땐 징벌적 손해배상”

정부, 정기조사 통해 사전 차단
재계 “과징금있는데…이중규제”

새 정부가 특허 기술 등 중소기업의 지적재산권을 불법적으로 침해한 대기업에 대해 징벌적 손해배상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아울러 특정 대기업을 상대로 한 ‘정기 조사’ 등을 통해 중소기업 기술 탈취 문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 개선책도 마련 중이다. 문재인 대통령의 경제민주화 공약이 중소기업의 특허 기술을 보호하는 데까지 범위가 확대돼 구체적인 정책으로 추진될 전망이다.

8일 경제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해 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시술협력 및 동반성장을 위한 정책방안 연구’라는 주제로 외부 연구용역을 발주했다. 올해 초 연구보고서를 제출받은 산자부는 보고서 내용 가운데 일부분을 올해 하반기 중 발표할 ‘4차 동반성장기본계획’에 포함할 예정이다.

산자부는 보고서 내용 가운데 특허 기술을 중심으로 한 지식재산권의 창출, 활용 그리고 보호와 관련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 방안을 제시한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대기업의 기술탈취로 피해를 본 중소기업을 현실적으로 구제하는 방안과 중소기업이 피해를 보기 전에 기술 탈취 행위를 차단할수 있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0년에서 2009년 상반기까지 선고된 국내 특허권 침해 및 손해배상 관련 민사사건에서 손해배상 인용액은 5000만원 이하인 경우가 전체사건의 절반을 차지하고, 인용액은 청구액의 10%에 불과하다. 기술 탈취 시 취할 수 있는 편익이 기술 탈취로 판단된 경우 관련 절차로 지불할 비용보다 큰 환경에서 대기업의 기술 탈취 시도는 지속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에 따라 보고서는 전문기관이 산정한 손해액을 법원이 자의적으로 감축하지 못하게 하는 동시에 대기업의 기술 탈취에 대한 부담을 높이기 위해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 위해서는 하도급공정화법을 고쳐야하는 만큼 국회 지원이 필요하다. 산자부 역시 이같은 상황을 고려, 정부입법 발의 등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기 위한 현실적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보고서는 기술탈취 혐의가 드러나거나 신고당한 업체를 선별해 기술 탈취 여부를 주기적으로 조사해야 한다고 언급하고 있다. 이른바 ‘상시 감시’ 상태를 유지해 대기업의 기술 탈취 시도를 사전에 차단시키자는 주장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외부 용역을 통해 마련한 보고서 내용 가운데 정책화시킬 부분을 동반성장기본계획에 포함시켜 새 정부에 보고할 계획”이라며 “현재 보고서 내용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재계는 불법적 기술 탈취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특정 집단을 대상으로 한 과잉 규제가 우려된다는 입장이다.

경제단체 고위 관계자는 “대ㆍ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중소기업의 특허 기술이 보호돼야 한다는 것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과징금 등 행정조치를 그대로 둔 상황에서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도입하는 것은 이중적인 ‘과잉 규제’ 논란을 일으킬수 있다”고 말했다.

이승환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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