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마위에 오른 ‘특수활동비’…개선안은 실종

검찰 ‘돈봉투 만찬’ 감찰 종료
“TF서 다뤄야”…檢에 공 넘겨

법무부 합동감찰반은 이른바 ‘돈봉투 만찬’ 사건에 대한 감찰 결과를 7일 발표하고 감찰 활동을 종료했다.

그러나 발표 내용엔 관심을 모았던 법무부와 검찰의 특수활동비(올해 총 287억원) 사용 실태와 그에 대한 개선방안은 없었다.

감찰 결과 법무부와 검찰 고위 간부들의 저녁식사 자리에서 오간 돈이 모두 특수활동비에서 나온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지만 ‘특수활동비 사용체계에 대해 투명성을 확보하고 엄격한 관리가 이뤄질 수 있도록 개선 방안을 마련하겠다’는 선에서 발표를 마무리했다.

합동감찰반은 감찰 대상 중 이영렬(59ㆍ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현 부산고검 차장검사)만이 규정에 어긋나게 특수활동비를 사용했다며 일부 비위사실을 인정했다.

합동감찰반 설명에 따르면 이 전 지검장이 사용한 특수활동비는 매달 대검에서 받는 예산으로, 특수수사부 검사실 및 각 부ㆍ과의 수사활동비와 수사지원비 등으로 쓰도록 돼 있다.

장인종 합동감찰반 총괄팀장(법무부 감찰관)은 “법무부 검찰과장과 형사기획과장이 서울중앙지검의 수사 등 특수활동을 실제 수행하는 사람이 아닌데도 이 전 지검장이 두 사람에게 특수활동비로 격려금을 지급해 예산 집행지침을 위반했다”고 설명했다.

합동감찰반은 이 전 지검장과 안태근(51ㆍ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현 대구고검 차장검사) 본인 및 가족 계좌를 분석하고, 특수활동비 계좌까지 모두 들여다봤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전 지검장의 이 같은 사용 행태가 처음이었는지, 법무부와 검찰의 익숙한 관행이었는지 여부에 대해선 전혀 언급이 없었다.

앞서 법무부는 ‘돈봉투 만찬’ 사건을 계기로 특수활동비 사용 관행이 논란이 되자 지난 달 17일 청와대 민정수석실에 감찰 계획을 보고하면서 ‘법무ㆍ검찰의 특수활동비 사용체계’도 조사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20일에 걸쳐 감찰을 벌인 합동감찰반은 이날 구체적인 점검 결과를 내놓지 못했다. 장 총괄팀장은 “법무부와 대검 기조실, 검찰국과 함께하는 합동 TF가 곧 구성될 것”이라며 “거기서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만 밝혔다. 결국 검찰의 자체적인 개혁에 맡긴 셈이다.

법무부 장관과 검찰국이 대검찰청에 배당된 특수활동비 중 일부를 받아 쓰는 점도 문제로 지적됐다. 장 총괄팀장은 “그것이 위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면서도 “보기에 이상하다고 느끼는 부분이 있다.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특수활동비는 영수증 처리를 할 필요가 없고, 구체적인 사용 내역도 공개하지 않기 때문에 일종의 ‘묻지마 예산’, ‘깜깜이 예산’으로도 불린다. 안 전 국장이 만찬 자리에서 검찰 특별수사본부 검사들에게 건넨 돈을 두고도 합동감찰반은 “검찰국이 사용하는 특수활동비는 장관이 검찰국장에게 포괄적으로 집행권한을 위임한 것이라 일일이 보고하지 않아도 된다”고 설명했다.

김현일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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