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봉투 파문’ 중징계로 일단락…‘의혹해소’ 측면 의문점은 남아

-돈 건넨 이영렬은 수사 의뢰, 접대 받은 검사들은 ‘경고’
-부적절하게 돈 썼지만 ”‘불법영득의사’ 없었다“ 결론

[헤럴드경제=좌영길 기자] ‘돈봉투 논란’을 일으킨 이영렬(59·사법연수원 18기) 전 서울중앙지검장과 안태근(51·연수원 20기)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면직이라는 중징계를 받게 되면서 사건은 일단락됐다. 하지만 법무부와 대검 감찰 결과를 보면 그동안 제기된 의혹을 해소하기에는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장인종 법무부 감찰관이 7일 정부 과천청사에서 감찰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법무부·대검 합동감찰반은 7일 이 전 지검장과 안 전 국장이 검사들에게 건넨 격려금이 뇌물이나 횡령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안 전 국장은 이 전 지검장이 이끌던 최순실-박근혜 게이트 수사팀의 조사 대상인 우병우(50·19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1000여 차례 통화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사상황을 유출한 게 아니냐는 의혹을 받았다. 하지만 수사팀이 우 전 수석을 제대로 수사한 것인지에 관해서는 감찰 과정에서 조사되지 않았다. 위원회는 “안 전 국장이 의혹을 받고 있는 부분이 있는데, 그게 사실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부적절한 업무처리가 있었는지를 감찰한 것”이라며 “수사처리 내용 전반을 점검하진 않았다, (감찰반의) 업무영역 밖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하지만 통상적으로 법무부 간부가 특수활동비를 일선 검사에게 지급하지는 않는다. 법무부 고위 간부가 자신과 관련된 사건을 처리한 수사팀에 건넨 돈을 ‘대가성이 없다’고 결론지으려면 좀 더 폭넓은 조사가 이뤄졌어야 했던 게 아니냐는 지적이 가능하다.

법무부 과장들에게 100만원이 든 봉투를 건네고 9만 5000 원 상당의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수사를 받게 된 이 전 지검장과는 달리 대접을 받은 당사자들은 ‘경고’ 조치만 받은 부분도 의문이 남는다. 감찰반 측은 당사자들이 봉투를 당일 바로 돌려줬고, 식사 대금도 당연히 안 전 국장이 지불했을 것이라고 생각해 이 전 지검장만 수사 대상으로 결론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파문이 불거진 직후 ‘다음날 돌려줬다’라는 진술이 번복된 셈이고, 고검장급인 이 지검장이 식사대금을 내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명은 검찰이 위계질서가 뚜렷한 조직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쉽게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이밖에 이 전 지검장의 부적절한 지출이 횡령이 되지 않는다는 부분도 설득력이 약하다. 감찰반 측은 이 전 지검장이 용도에 맞지 않게 돈을 쓴 것으로 평가하면서도 “개인적인 이익을 위해 불법영득 의사를 가지고 횡령한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돈을 빼돌리려는 의도가 없었다는 것이다. 문제된 금액이 소액이긴 하지만, 대법원 판례상 횡령죄의 ‘불법영득의사’는 본인을 위한 게 아니라 제3자의 이익을 위해 공금을 쓴 경우도 인정되기 때문에 이러한 설명은 충분치 않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