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만 내부거래 2만% 늘어난 까닭은?

-롯데정보통신 포함으로 분석대상 4개→5개로
-증감률은 롯데, 거래금액은 삼성이 각각 1위
-“내부거래는 부 편중현상 심화시켜 문제”
-국회ㆍ공정위 내부거래 규제 강화 검토중

[헤럴드경제=구민정 기자] 그룹 계열사들끼리 거래하는 ‘일감 몰아주기’가 여전히 횡행하고 있는 가운데 롯데그룹 계열사의 내부거래가 크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롯데가 유독 두드러진 데는 그간 상황변화에 따른 착시현상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기업 정보 업체 CEO스코어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인 21개 그룹 소속 91개사를 분석한 결과 내부거래로 인해 발생한 매출액이 2014년 1조4857억원에서 지난해 말 7조9183억원으로 6조4326억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3% 늘어난 수치다. 현행 공정거래법상 계열사들끼리 일감을 몰아주는 내부거래는 공정위의 조사ㆍ제재를 받을 수 있다. 해당 규제는 계열사에 대한 오너 일가의 지분이 상장사 30% 이상, 비상장사 20% 이상인 곳이 대상이다.

[사진=대기업 계열사들끼리 일감을 몰아주는 내부거래가 여전히 빈번히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그룹 별로 보면 롯데그룹 계열사들의 내부거래가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롯데의 내부거래는 2년 전보다 5695억원 늘어나 1만8467%의 증가율을 보였다. 국내 기업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다음으로 삼성이 2조2082억원으로 284.2%의 증가율을 기록했다. 효성 67.0%(640억 원), 신세계 42.4%(28억 원), SK 29.6%(3013억 원), 대림 28.9%(1084억 원), 두산 16.9%(643억 원)이 그 뒤를 이었다.

한편 롯데그룹이 기하급수적인 증가율을 기록한 건 롯데정보통신 때문이다. 비교 기준이 되는 2014년엔 규제 대상계열사가 4개였지만 2015년 신격호 총괄회장의 롯데정보통신 소유지분이 20%선을 넘으면서 롯데정보통신이 신규 분석 대상에 포함돼 지난해와 2014년을 비교했을 때 급격히 늘어난 것처럼 보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달 31일 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사업연도 기준 롯데정보통신의 계열사간 상품ㆍ용역거래 매출액은 5700억8500만원이었다.

롯데정보통신은 보안ㆍ결제ㆍ인사 등 법인의 IT시스템을 기획ㆍ제작하는 곳이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규제 대상이 아니던 롯데정보통신이 들어가면서 내부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크게 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지난해 내부거래 금액으로 보면 삼성이 2조9851억 원, SK가 1조3183억 원을 기록해 높은 금액대의 내부거래를 발생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롯데그룹 계열사 중 롯데정보통신이 새롭게 분석 대상에 오르면서 롯데는 이번 조사에서 가장 높은 증가율을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기업들의 고질적인 내부거래 문제를 비판하는 지적은 이어지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영학과 교수는 “정부가 규제를 강화했음에도 불구하고 내부거래 규모는 오히려 늘어났다”며 “일감 몰아주기는 재벌기업의 변칙적인 증여를 방관하고 기업의 수익이 오너 일가에만 집중되는 부의 편중현상을 발생시킬 수 있어 문제”라고 비판했다.

한편 정부는 지난 2013년 10월 대기업 계열사간 일감 몰아주기를 규제하는 내용의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입법 예고하고, 해당 규제에 대해 신규 거래는 지난 2014년 2월부터, 기존 거래는 1년의 유예기간을 준 뒤 지난 2015년 2월부터 적용하고 있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정책위의장은 지난 8일 “대선에서 여야가 모두 대기업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한 만큼 관련 법령 개정을 통해 즉각 규제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국회에서 규제 강화의 공감대가 형성된 가운데 공정위는 총수일가 일감 몰아주기의 규제 대상이 되는 상장기업 총수일가의 지분율을 현행 30% 이상에서 20%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korean.gu@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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