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품값X파일 ①] “치킨, 그래서 얼마를 남기는데요?”

-생계 시세, 도계과정 거쳐 의미없어
-가맹점주 ‘1억 팔아도 10%도 못가져가’
-프랜차이즈 과다경쟁, 근본적 문제

[헤럴드경제=김지윤 기자] “도대체 얼마를 남겨먹는 거냐”, “이제 안먹으련다”, “역시 헬조선 클라스, 10배 뻥튀기”.

지난 5월 첫날. 치킨 프랜차이즈 BBQ 가격 인상 기사에 달린 댓글들이다. 네티즌들은 항의와 분노를 오가며 치킨값 인상에 거세게 저항했다. 핵심은 단 하나. ‘치킨값이 너무 비싸다’는 것이었다. 소비자들은 1600원짜리 닭이 어떻게 10배 값이 되는지, 심지어 2만원에 육박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조류인플루엔자(AI) 재발로 치킨값은 여전히 화두가 되고 있다. 여기에 치킨 프랜차이즈 가맹본부는 흡사 ‘악의축’으로 몰리는 분위기다.

본사가 폭리를 취해, 치킨값이 천정부지로 치솟는다는 여론이다. 치킨업계 관계자에게 돌직구로 물었다. 얼마나 남깁니까? 

[사진=치킨 이미지]

치킨값, 이렇게 결정된다=치킨 한마리를 먹기 위해서는 앙계농가-도계업체-프랜차이즈 본사-가맹점을 거친다. 닭은 주로 10호(920g~1kg)가 쓰인다. 생계 1kg의 가격은 올 초 1590원에서 2690원까지 오르내리며 변동폭을 보이지만, 프랜차이즈 본사는 도계과정을 거친 닭을 일정 가격으로 사들이기 때문에 생계 시세는 큰 의미가 없다.

도계업체는 닭을 세척하고 절단하는 과정을 거쳐 프랜차이즈 본사에 평균 3500~4500원에 넘긴다. 프랜차이즈 본사는 이를 가맹점에 4500~5200원에 공급한다. 부분육(날개, 다리, 봉) 경우 7000~9000원대에 이른다.

가맹점에서는 생닭에 파우더를 입혀 기름에 튀겨내는 비용 1500~2000원, 포장비와 무, 콜라 등 비용 1000원 안팎 등이 더해진다. 프라이드 치킨 기준 원재료만 8000원 가량이 드는 셈이다. 시즈닝이나 소스 등 부재료가 더해지면 원가는 1만원 안팎으로 뛴다. 여기에 매장 임차료와 배달비, 인건비, 세금, 광고홍보비 등 각종 운영비가 더해지면서 프랜차이즈 치킨 원가는 1만5000원짜리 닭 기준 1만2000원에 육박한다. 닭 한마리 팔아 3000원 남짓 남는 셈이다.

본사가 폭리? ‘영업이익 겨우 6%’= A치킨 프랜차이즈 한 관계자는 “폭리가 아니다”라고 못박았다. 실제로 치킨업계 영업이익은 6~9%대(네네치킨ㆍbhc제외)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자사 영업이익은 6%대였다”면서 “본사만 배불렸다고 할 수 없는 수치가 아닌가”라고 반문했다. 실제로 이곳은 지난해 업계 최상위권 매출을 기록한 업체 중 하나다.

이 관계자는 “현재 가맹점수는 1020개다. 가맹점수가 1000개를 넘어선 것은 2003년이다. 본사 이익만 생각했다면 10여년 넘게 점포수를 고작 20개 늘리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가맹사업으로 돈을 버는 것보다 매장 영업력 향상에 집중했다”면서 “그 결과 매장수 증가는 크지 않은 상황에서 매출은 2003년에 비해 3배 이상 성장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다만, 매출이 늘었어도 인건비, 임대료의 지속적 상승으로 수익성이 떨어졌다. 그래서 이번 가격인상은 가맹점 수익성 악화에 따른 영업환경 보전이 목적이다”고 했다. 이 업체는 조만간 가격인상을 예고했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인 기본 치킨 가격은 1만5000원에서 1만6000원으로 오른다.

1만원 초반의 저가치킨과의 가격 차이에 대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유지하기 위한 비용(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최상급 재료, 품질관리 비용, 매장 서비스 비용)에서 차이가 나기 때문이라고 했다. 

[사진=한 프랜차이즈 치킨집, 이곳 점주 A씨는 하루 15시간을 매장에서 일한다]

가맹점주, “매출 1억 넘지만 10%도 못가져가”= 서울 서북 지역에서 A프랜차이즈 치킨집을 운영하는 점주 A씨(47)는 건설회사에서 15년간 일하다 명예퇴직 후 1년 전 치킨집을 열었다. 매장은 1층과 지하를 합해 264㎡(80평) 규모다. 평일 저녁 8시경, 퇴근 후 치맥을 즐기는 직장인이 꽤 많았지만, 점주는 ‘수익성은 좋지 못하다’고 입을 열었다.

A씨는 “하루에 약 180마리 판매한다. 한달 총 매출 1억1000만원~1억2000만원이다. 이것만 보면 떼돈을 버는 것 같지만, 12명의 직원(주방 5명, 홀 3명, 배달 4명) 인건비만 3000만원 이상, 매장 임차료 900여만원, 재료비, 각종 수수료, 자체광고비(아파트 전단지), 세금 등의 비용을 제외하면 순수익은 7%(770~840만원) 정도”라고 했다. 이는 오전 11시30분부터 새벽 2시까지 점주가 15시간 가량 꼼짝없이 매장에서 일한 결과다. 그는 “매장 규모가 있어서 다른 데 보다 비용이 많이 나가는 편이다”라고 덧붙였다. A씨는 “원재료값이 너무 올랐다”면서 가격 명세서를 보여줬다. 점주가 공급받는 닭 1마리 단가는 5396원, 부분육은 9160원이었다. 부분육 가격이 너무 비싸 요즘은 손질 되지 않은 날개-봉 부위를 받아 낮시간에 직접 칼질을 하기도 한다. 이렇게 하면 한달에 원재료값 50만원을 아낀다. 노동비를 감안하면 큰 차이는 아니지만, 일단 비용 자체를 줄이는 게 중요하다. 그는 “퇴직 후 모든 걸 쏟아부어 하고는 있지만 박리다매라 힘에 부치는 게 사실이다. 순수익에서 대출금을 빼면 빠듯한 실정”이라고 했다. 이어 “이번에 가격 인상을 한다해도 올초 원재료값이 너무 올라 결국 마진은 지난해랑 크게 달라질 것이 없다”고 토로했다.

한편 일각에서는 프랜차이즈 치킨업체의 포화가 근본적 문제라고 말한다. 이들의 과다경쟁으로 인한 광고 판촉비를 가맹점주와소비자와 떠안고 있다는 지적이다. 주요 프랜차이즈 업체들은 지난해 연간 100억원에 안팎의 광고·판촉비를 사용했다. 교촌치킨은147억원, BBQ(128억원), BHC(101억원), 굽네치킨(98억원)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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