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혁명수비대, 테러 배후 美·사우디 지목…“피의 복수” 다짐

-IRGC 성명 “IS 배후는 美·사우디 개입 증거”
-사우디 외무장관 “우리는 이 사건 모른다” 부인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수니파 극단주의 무장조직 이슬람국가(IS)가 결국 ‘시아파의 심장’ 이란을 겨눴다. 이란 혁명수비대(IRGC)는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를 배후로 지목하고 “피의 복수”를 언급하며 강경한 대응을 선포했다.

7일(현지시간) CNN에 따르면 이란 정예군 혁명수비대는 성명을 내고 이날 오전 테헤란 도심 의회 의사당과 도심에서 남쪽으로 약 20㎞ 떨어진 이맘호메이니 영묘에서 일어난 총격과 자살폭탄 테러의 배후인 IS를 미국과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했다고 주장했다. 이란은 이슬람 수니파 원리주의 와하비즘을 신봉하는 사우디 왕가가 수니파 테러조직 IS, 알카에다의 후원자라고 지목해 왔다.

[사진=AP연합]

이날 무장 괴한 일당이 의사당과 이맘호메이니 영묘를 거의 동시에 급습, 총을 난사하고 폭탄 조끼를 터뜨리는 테러를 일으켜 12명이 숨지고 40여명이 다쳤다.

무엇보다 연쇄테러가 발생한 두 곳 모두 이란의 정치·종교적으로 상징적인 곳인 만큼 이란은 큰 충격에 빠졌다. 특히 이맘호메이니 영묘는 1979년 이란 이슬람혁명의 지도자이자 이란의 ‘국부’로 칭송되는 아야톨라 루홀레 호메이니 전 최고지도자의 시신이 안치된 ‘성지’다. 설상가상으로 이번 테러는 카타르 단교 사태 직후 벌어졌다는 점에서 단순히 IS의 종파적 테러에 그치지 않고 중동 정세에 미칠 여파가 상당히 심각하다.

혁명수비대는 “오늘 테러리스트의 소행은 미국의 대통령이 테러를 지원하는 중동의 반동 정부(사우디)의 지도자를 만난 지 1주일 뒤에 일어났다”며 “다에시(IS의 아랍어 약자)가 이번 잔인한 테러의 배후를 자처한 것은 그들(미국과 사우디)이 이에 개입됐다는 증거”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우리는 항상 무고한 이들이 흘린 피에 복수로 답했다”면서 강경한 대응을 다짐했다. 혁명수비대 부사령관인 호세인 살라미도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우리는 국민을 순교자로 만든 테러리스트와 추종자들에게 복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란 현지 언론도 사우디의 이란 적대 정책을 부각해 테러와 엮으면서 사우디를 겨냥하고 있다.

한편 독일을 방문 중인 알주바이르 사우디 외무장관은 자국의 배후설은 근거가없다며 전면 부인했다.

알주바이르 장관은 “우리는 어디서 발생했든 테러 공격과 무고한 시민들의 죽음을 규탄한다”면서도 이번 테러를 누가 자행했는지는 알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이 사건을 모른다. 증거를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한편 이란은 이번 테러를 명분으로 레바논,시리아, 이라크로 이어지는 이른바 ‘시아파 벨트’의 대테러전에 군사 개입 수준을 높일 수 있는 명분을 마련하게 됐다. IS 테러의 직접 피해자가 된 만큼 이란혁명수비대 쿠드스군과 같은 지상 특수병력을 투입할 가능성이 커졌다.

[email protected]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