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 톡톡] 제약업계 고질병 ‘리베이트’, 이제는 사라질까

-불법 리베이트, 제약업계 끊이지 않는 악재
-한국노바티스, 500억원 과징금과 첫 보험급여 정지
-제약바이오협, 영업대행사 통한 리베이트 감독 주문
-국내 제약계 구조상 사라지기 쉽지 않다는 지적도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국내 제약업계가 끊이지 않는 불법 리베이트 악재로 몸살을 앓고 있다. 과거에는 의약품 리베이트가 영업의 한 방식으로 관행처럼 행해져왔지만 정부의 강력한 단속과 리베이트 행위에 대해 강한 처분이 내려지면서 제약업계에서는 자체적인 윤리 강화 방안을 만드는 등 리베이트 뿌리뽑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제품의 차별성이 없는 복제약 중심의 한국 제약산업이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하지 않는다면 리베이트가 사라지기는 힘들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국내 제약사들을 대표하는 단체인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최근 회원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발생하지 않도록 영업대행사(CSO)를 철저히 지도ㆍ감독해 달라”는 공문을 발송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는 영업대행사의 리베이트 행위에 대한 귀책사유는 제약사에 있다는 것이 정부와 국회의 판단이라며 영업대행사가 단독으로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했다 하더라도 그 책임의 일부는 품목 제조자에게도 있는 만큼 철저한 지도와 감독을 주문했다.


특히 협회는 불법 리베이트가 자칫 새 정부의 제약ㆍ바이오산업 지원에 대한 발목을 잡을까 우려하고 있다. 협회는 “새 정부는 제약ㆍ바이오가 미래 먹거리 산업이라는 것에 공감하고 있고 협회는 정책적 지원을 해달라고 정부에 요청하고 있다”며 “이런 중대한 시기에 산업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의문을 제기하게 만드는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윤리경영에 만전을 기해달라”고 강조했다.

실제 제약업계에서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과거보다 줄어든 것은 사실이다. 보건복지부는 의약계에서 끊이지 않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지난 2014년 7월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도입했다. 리베이트가 처음 적발됐을 때 최장 1년간 건강보험 급여 항목에서 제외하고 다시 한 번 리베이트를 한 사실이 적발되면 시장에서 퇴출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제약업계에서는 몸을 사리는 분위기가 조성됐지만 지난 해 한국노바티스는 지난 5년간 지속적인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돼 처음으로 판매 의약품 중 일부가 6개월간 건강보험 급여 중지를 당하고 55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되는 중징계 처분을 받았다.

지난 3월에는 파마킹이 140억원의 비용을 리베이트 행위로 사용한 것이 밝혀지면서 21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고 대표에게는 1년 8개월의 실형이 내려지기도 했다.

또한 최근에는 상위 제약사인 동아제약의 과거 불법 리베이트 행위가 적발돼 전 임원 2명이 구속되고 동아쏘시오그룹은 물론 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까지 대대적인 압수수색을 받기도 했다.

이런 분위기 탓에 업계에서는 자정 노력에 나서고 있다. JW중외제약은 최근 ‘JW 윤리의 날’을 선포하며 리베이트 영업 근절과 공정거래 자율준수 실천에 대한 의지를 피력했다. 앞서 한미약품 등 여러 제약사들도 이런 노력에 동참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제약업계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업계 내에서도 리베이트 근절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는 ”기술력도 어느 정도 수준에 도달했고 이미 탄탄한 영업망을 확보한 상위사들에게는 가능한 일이지만 아직 복제약 중심으로 영업력에 의존해야 하는 중소제약사들에게는 쉽지 않은 일“이라며 ”점점 경쟁이 치열해지는 분위기에서 리베이트를 하지 않아 판매가 되지 못해 망하느니 리베이트를 하다 걸려 과징금을 내는 것이 그나마 나은 선택이라고 생각하는 곳도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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