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권단 “금호타이어 상표권 불허땐 박삼구 회장 우선매수권 박탈”

금호타이어 매각을 추진 중인 산업은행 등 주주협의회(채권단)가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 이를 매각 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박삼구 회장의 우선매수권을 박탈한다.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경영권도 회수한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금호아시아나그룹 고위 임원진과 회동을 갖고 금호산업이 보유 중인 상표권 사용을 불허할 경우 워크아웃 졸업 이후의 부실 경영에 따른 책임을 박 회장에게 직접 묻겠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확인됐다.

박 회장의 우선매수권 박탈과 경영 배제는 매각 박 회장의 금호타이어 인수 가능성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겠다는 초강수다. 우선협상대상자인 더블스타로의 매각을 반드시 성사시키겠다는 채권단의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상표권 20년 사용(5년 사용 후 15년 연장) 및 연 매출액의 0.2%인 사용료율 유지를 승인할지 여부를 오는 9일까지 회신하라는 공문을 상표권을 소유한 금호산업에 전달한 상태다. 사실상 박 회장에게 보낸 채권단의 최후통첩이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을 불허하거나 여러 조건을 달아 모호한 입장을 보일 경우 이를 매각 방해 행위로 규정하고 곧바로 박 회장에게 부실경영에 따른 강력한 책임을 묻기로 최근 의견을 모았다. 매각방해행위는 우선매수권의 박탈 사유에 해당한다.

채권단 관계자는 “워크아웃 졸업 이후 회사의 경영실적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며 “더블스타로의 매각이 무산될 경우 회사 자체의 존립이 불가능한 만큼 이에 따른 책임은 전적으로 박 회장에게 있다는 게 채권단의 일관된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박 회장은 지난 4월 금호타이어 인수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발표한 뒤 매각 무산 이후의 우선매수권 부활을 노리고 있다. 채권단이 우선매수권을 박탈할 경우 박 회장은 법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크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산업은행 간 우선매수권 보유 약정서에는 우선매수권이 한번 소멸해도 6개월 후까지 계약이 성사되지 않으면 부활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오는 10월까지 매각이 완료되지 않으면 박 회장이 다시 우선매수권을 되찾아 추후 금호타이어 인수에 다시 도전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는 의미다. 박 회장이 상표권 사용 불허 카드로 강경하게 맞서는 것도 이런 배경으로 해석되고 있다. 채권단은 우선매수권이 박탈되면 박 회장의 매각 저지 유인도 사라지는 만큼 금호산업이 상표권 사용 허용을 받아들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다른 채권단 관계자는 “매각 무산후 재매각을 진행한다 하더라도 박 회장이 보유한 우선매수권으로 인해 유효경쟁 자체가 불가능해 헐값 매각이 불을 보듯 뻔하다”라며 “박 회장에게 우선매수권을 부여한 채로 재매각에 나설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정순식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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