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이성우 제주평화연구원 연구위원] 위안부 합의에 필요한 일본의 진정한 사과란?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 설치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기리는 소녀상 철거 문제가 한일관계의 상징이 되었다. 2016년 9월7일 라오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소녀상 문제를 포함한 합의의 착실한 실시를 향한 노력을 부탁한다”고 요구했다.

일본의 이러한 태도는 2015년 12월28일 위안부 문제에 대한 양국 정부간 합의에서 박근혜 정부가 소녀상 문제와 관련해 “한국 정부로서도 가능한 대응방향에 대해 관련 단체와의 협의 등을 통해 적절히 해결되도록 노력한다”는 내용에 근거한 것이다. 이후 한국은 탄핵정국에 접어들었고 일본은 일방적으로 위안부 문제에 대한 재협상은 불가하다는 주장을 반복하면서 19대 대선까지 시간이 흘러왔다.

문재인 대통령은 대선후보 시절 위안부 문제와 관련된 한일 간 재교섭을 언급했지만, 아베 총리는 문 대통령의 당선이 결정된 직후인 지난달 10일 새벽에 가진 당선축하 전화통화에서 위안부와 관련된 한일합의는 재교섭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히며 기존 합의를 기정사실화하려 했다. 이에 대해 문 대통령은 “한국의 국민 대다수가 위안부 한일합의를 수용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양국은 성숙한 협력관계로 나가는데 여러 현안이 장애가 되지 않도록 역사를 직시하면서 위안부 문제를 진지하게 다뤄야 한다”고 밝혀 수정의 여지를 남겼다.

일본 정부는 한국 정부를 향해 한일합의는 양국이 발표한 국제적인 약속이라는 명분으로 한국의 새 정부도 소녀상 철거를 포함한 한일합의를 착실히 이행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다른 한편에선 1993년 8월4일 미야자와 기이치 내각의 고노 요헤이 내각 관방장관이 위안부 강제동원을 인정하고 사죄의 뜻을 밝힌 ‘고노담화’와 1995년 8월15일 종전기념일을 맞아 무라야마 총리가 ‘일본의 전쟁범죄와 식민지 지배에 대한 사과’는 그동안 일본 정부의 공식견해로 알려져 왔지만 최근 들어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아베 총리는 2013년 4월22일 무라야마 담화를 그대로 계승하지 않을 것이라는 발언을 해 한국과 중국의 비난을 자초한 바 있다. 아베 총리는 이후 무리야마 담화를 수용한다고 했지만 일본 우익의 극렬한 반대와 국내정치 여건을 감안할 때 아베 총리의 말을 전적으로 신뢰하기란 어렵다.

문 대통령은 위안부 문제의 해결에 있어서 돈은 필요 없고 ‘진정한 사과’가 우선되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다만 위안부 문제에 대한 일본의 ‘진정한 사과’ 요구는 너무 추상적이어서 한국이 국제사회로부터 협상자세 등이 불성실하다는 비판을 받을 수도 있다. 일본의 진정한 사과는 일본 정부가 초ㆍ중ㆍ고등학교 역사교과서에 ‘2차 대전 당시 일본 정부가 한국의 여성들을 전쟁 위안부로 강제 동원하는 인간성에 대한 범죄를 저질렀다’고 명시하고 가르치는 것이 되어야 한다.

수년에 걸쳐서 이루어진 여성학대의 인권범죄를 총리의 사과 몇 마디로 대신할 수 없다. 국가가 저지른 과오를 후대에 가르치는 것이야말로 다시는 동일한 전쟁범죄를 저지르지 않겠다는 불가역적인 ‘진정한 사죄’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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