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격해도 3년대기, 발령나도 ‘무보직’…예비교사 두번운다

미발령 초·중등 예비교사 4400명
명퇴자·정원 예측 실패가 주요인

#1. 지난 2015년 초등 교원 임용시험에 합격한 김모(23ㆍ여) 씨는 최근 불안감에 사로잡혀 있다. 내년 3월이면 임용후보자 명부 유효기간인 3년이 되기 때문이다. 김 씨는 “경제적인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람들은 기간제 교사를 하거나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임용만을 기다리는데, 불확실한 상황이 지속되다보니 답답할 따름이다”고 말했다.

#2. 대구 한 초등학교 교장 A 씨는 지난 한 학기동안 올해 3월 신규 임용된 교사를 두고 골머리를 썩고 있다. 합격 유효기간 만료가 임박한 예비교사들을 임용해 학교별로 내려보냈지만, 정작 학교에선 해당 교사들에게 맡길 일이 마땅치 않기 때문. A 씨는 “당장 오는 9월과 내년 3월에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것이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고민이 된다”고 하소연했다.

안정적인 교원 수요예측과 정원 관리에 실패한 교육당국 탓에 임용시험에 합격하고도 마음을 졸이는 예비교사들은 물론이고 학교 현장까지 혼란을 겪고 있다.

8일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달 15일 기준 전국 초ㆍ중등 미발령 상태인 예비교사의 수가 4399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17개 시ㆍ도교육청을 살펴보더라도 울산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서 모두 많은 예비교사들이 발령을 기다리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곳은 서울로 1015명의 예비교사들이 발령을 받지 못한 상황이었고, 그 뒤를 경기(978명), 전북(319명) 등이 이었다.

전국적으로 발령대기자의 89.3%는 초등교사였다. 지역별로 봤을 때 서울(99.4%)과 부산(99.3%)의 경우 발령받지 못한 예비교사의 대부분이 초등에 몰려있었고, 제주가 97.6%로 그 뒤를 이었다. 중등에 비해 기간제 채용이 상대적으로 어렵고 6개월 이상 휴직자가 있으면 정규 교원을 채용하다보니 신규 교원도 실제 수요보다 넉넉하게 뽑아왔기 때문이다.

여기에 명예퇴직자가 급감한 것도 크게 작용했다는 것이 교육계 관계자의 전언이다. 지난 2014년 국회에서 연금 수령액을 감소시키는 공무원 연금개혁 논의가 시작되자 기존 교사들이 대거 명퇴했지만, 연금액 감소폭이 적은 개혁안이 확정되자 현직 교사 대부분이 정년퇴직으로 선회했다. 서울시내 한 초등학교 교장 B 씨는 “이론적으로 학급당 학생수를 줄이는데 신규 교사를 활용하자고 하지만, 교실이 부족하다. 과목별 전문 교사로 활용하는 것도 기존 전문 강사들과의 계약을 해지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어 힘든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신동윤 기자/[email protect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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