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퍼 前 DNI 국장 “러시아 스캔들, 워터게이트보다 심각”

-“트럼프 대통령 행동 매우 우려”
-“코미 해임은 용납할 수 없는 일…FBI 독립성·자율성 무시”
-“러시아와 IS 기밀 공유, 무지 혹은 무시”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러시아의 유착 의혹, 일명 ‘러시아 스캔들’이 리처드 닉슨 전 대통령을 하야시킨 워터게이트 스캔들보다 더 심각하다고 제임스 클래퍼 전 미국 국가정보국(DNI) 국장이 주장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7일(현지시간) 호주 캔버라 내셔널프레스클럽 연설에서 “만약 두 사안을 비교한다면 워터게이트는 지금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일(러시아 스캔들)에 비해 정말로 약과”라고 말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제임스 클래퍼. 사진=BBC캡처]

그는 러시아와 정보 공유, 제임스 코미 전 연방수사국(FBI) 국장 해임을 비롯한 트럼프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 “매우 우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한 것은 “엄청나고,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며 “FBI의 독립성과 자율성을 완전히 무시하는 처사”라고 비판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또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백악관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 등 러시아 관리들과 ‘이슬람국가(IS)’ 관련 기밀정보를 공유한 것에 대해 “(안보에 대한) 무지 혹은 무시를 드러낸 것”이라며 “어느 쪽이든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 기관들이 외부적으로는 러시아, 내부적으로는 대통령 양쪽으로부터 공격을 받고 있는 것이 매우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사건에 대해 “직접성과 공격성에 전례가 없는 개입”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러시아는 우리의 친구가 아니다. 특히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우리의 민주주의와 가치에 반대하며 모든 문제와 좌절을 미국의 탓으로 돌린다”고 지적했다.

클래퍼 전 국장은 러시아 스캔들 조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러시아 스캔들의 진상을 규명하는 것은 미국과 세계, 정부, 공화당, 민주당, 나라 전체를 위해 절대적으로 중요하다”면서 “모든 연기에 스모킹건(결정적 증거)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우리가 그것을 찾아내는 것은 매우 중대한 일”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9일 러시아의 미국 대선 개입 해킹 사건과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당국 간의 내통 의혹을 수사하던 코미 전 국장을 해임해 수사방해 논란을 일으켰다. 여기에 지난 2월 코미 전 국장에게 수사 중단 압력을 넣었다는 의혹까지 제기돼 탄핵론까지 나오고 있다.

코미 전 국장은 상원 정보위 청문회를 하루 앞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을 미리 공개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수사 중단 압력을 공식적으로 폭로했다.

pink@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