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총선] 7년만에 또 ‘헝 의회’…캐스팅보터 SNP의 선택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영국 총선에서 보수당이 과반의석 확보에 실패하면서, 연합정부 구성의 캐스팅보터가 될 스코틀랜드국민당(SNPㆍ이하 국민당)의 행보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8일(현지시간) 치러진 영국 조기총선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가 이끈 집권 보수당이 과반의석을 상실했다.

영국 BBC는 전체 650개 선거구 가운데 634개 선거가 개표가 완료된 9일 현재 보수당이 309석을 얻어 남은 16석을 모두 가져가도 과반의석(326석)에 모자란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보수당과 야당인 노동당 모두 단독으로 과반의석을 확보하지 못한 이른바 ‘헝 의회’(Hung Paliament)가 출현했다. 20세기 이후 영국에서 ‘헝 의회’가 탄생한 것은 1929년과 1974년, 2010년 세 번뿐이다.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국민당 대표. 사진=게티이미지

투표 마감 직후 발표된 출구조사에서도 보수당은 과반의석(326석)에서 12석 모자란 314석 확보에 그쳤다. 과반에 모자란 12석을 채우기 위해선 야권에서 제3의 연정 파트너를 찾아야 한다.

표면적으로는 국민당이 가장 매력적인 연정 파트너다. 보수당이 34석을 확보하는 것으로 예상된 국민당과 연정에 성공하면 단숨에 과반의석을 확보한다. 12석 미만 의석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민주당(LD)ㆍ웨일스민족당ㆍ극우영국독립당ㆍ녹색당 등과의 연정을 시도할 경우 적어도 두 개 정당이 연합정부 구성에 참여해야 한다. 10석을 얻을 것으로 예상된 북아일랜드 연방주의 정당인 민주연합당(DUP)은 보수당과의 협력 의지를 밝힌 상태다.

그러나 국민당은 보수당과 뿌리부터 다르다. 영국으로부터의 독립을 주장하는 니콜라 스터전 국민당 대표 겸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은 브렉시트 협정 대상에서 스코틀랜드를 제외시켜줄 것을 요구해 와 하드 브렉시트를 주장하는 보수당과는 접점을 찾기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국민당은 오히려 노동당과 연합정부를 구성해 보수당을 위협할 가능성이 더 높다. 266석으로 예상되는 노동당 의석수에 34석으로 예상되는 국민당 의석 수를 더해도 300석 밖에 되지 않을 가능성이 크지만, 국민당을 시작으로 자유민주당ㆍ웨일스민족당ㆍ녹색당이 연합해 반보수당 연대를 이루면 과반확보가 가능하다.

CNBC에 따르면 국민당은 총선 투표 전 노동당과 함께 ‘진보연합(progrssive alliance)’을 구성하려한다는 소문이 돌 정도로 친(親)노동당 성격이 짙다. 비록 두 정당이 총선 이전에 연합설을 배제한 상태지만, 니콜라 스터전 대표는 “만약 정국이 교착상태에 빠질 경우 노동당을 지원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한편 영국은 다수당 대표가 총리직을 맡는 의원내각제다. 보수당이 연합정부를 구성하지 못하면 정국 운영이 불가능하다. 만약 제1야당 노동당이 반보수연대 형태로 연합한다면, 보수당 대표로 총리직을 수행 중인 메이는 사임해야 한다. 이 경우 총리는 노동당 대표인 제러미 코빈이 맡게 된다.

kacew@heraldcorp.com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