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생활고에…두 자녀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엄마 징역 7년

-6세·11세 자녀들 안고 바다에 투신…생활고·우울증 시달려
-法 “자녀에 대한 보호의무 저버리고 생명 앗아간 중대범죄“

[헤럴드경제=이유정 기자]생활고와 우울증에 시달리다 두 자녀를 바다에 빠뜨려 숨지게 한 어머니가 실형을 선고 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부(부장 김형식)는 6세, 11세의 어린 자녀들을 데리고 동반 자살을 시도했다가 두 자녀를 숨지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46) 씨에게 징역 7년을 선고했다고 9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10월 2일 오후 2시께 자녀 B(11) 양과 C(6) 양을 데리고 부산의 한 해수욕장으로 향했다. 자녀들과 해변을 거닐며 장소를 물색한 그는 방파제 끝에서 바다에 뛰어들기로 결심했다. 먹을 것을 사주며 자녀들과 시간을 보낸 A씨는 오후 7시께 산책을 하자며 방파제로 들어섰다. 방파제가 무섭다고 주저하는 아이를 달래고 안심시키기도 했다. 세 모녀는 이내 테트라포드(방파제 블록)에 이르렀다. A씨는 두 자녀를 양팔로 강하게 안았다. 그리고는 수심 약 1.8m의 바다에 곧바로 투신했다.

바다에 빠진 C양은 현장에서 익수로 숨졌다. B양은 이튿날 병원에서 패혈증으로 사망했다. A씨는 목격자들의 신고로 가까스로 살아남아 며칠 후 의식을 회복했다.

A씨는 평소 생활고와 피해망상, 우울증에 시달리던 중 자신의 처지를 비관해 이같은 범행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015년께부터 남편과 별거해 온 그는 남편으로부터 생활비를 받기도 했지만 아이들의 양육비를 감당하기에 부족했다. 사건이 벌어지기 한 달 전인 지난해 9월께에는 통장 잔고가 10만 원도 채 되지 않고 각종 공과금을 미납하는 등 극심한 생활고를 겪었다.

재판부는 “자녀들에 대한 보호의무를 저버리고 생명을 빼앗은 반인륜적인 중대범죄를 저지른 A씨를 엄하게 처벌하는 것이 마땅하다”며 “자녀들은 자신의 꿈을 이룰 기회조차 갖지 못하고 마지막 순간까지도 자신이 왜 죽어야 하는지 전혀 알지 못한 채 생을 마감했다”고 지적했다. “설령 부모라 하더라도 자신과 독립된 인격체인 자녀들의 생명을 임의로 거둘 수는 없다”고도 했다.

다만 “A씨는 범행 당시 피해망상 및 우울증 등으로 인한 심신미약 상태였으며 자신이 혼자 죽을 경우 남은 자녀들이 힘들게 살아가리라는 걱정 등으로 인해 이같은 범행에 이르렀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A씨는 무고한 자녀들을 사망하게 하고 혼자만 살아 있다는 죄책감으로 고통스러워하고 있으며 이러한 고통은 형벌과는 별개로 남은 인생 동안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피해자들의 친아버지는 자신이 가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고 자책하며 A씨에 대한 선처를 탄원하고 있는 점을 참작한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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