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탐색]논밭은 타들어가는데…뾰족한 대책 없는 가뭄

-강수량 평년 절반…2000년 이후 2/3 ‘가뭄해’
-각종 대책 내놔도 현장 ‘언 발에 오줌누기’ 지적
-타들어가는 농심…“물 절약 캠페인도 보기 싫어”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역대 세 번째로 적은 강수량에 전국이 가뭄 몸살을 앓고 있다. 매년 반복되는 가뭄 피해에 농촌은 고통을 호소하고 있지만, 정부는 뾰족한 대책이 없어 고민에 빠졌다.

9일 기상청 등에 따르면 지난 2000년부터 18년 동안 농업 가뭄이 발생한 해는 12년에 달한다. 농업가뭄은 강수량이 적어 건조한 날이 지속되는 현상을 의미하는 기상학적 가뭄과는 달리 실제 작물의 생육에 필요한 수분이 부족한 상황을 뜻한다. 최근 3년 중 2년은 농민들이 실제 농사를 짓기 어려울 정도로 가뭄 피해를 입고 있다는 의미다.

올해도 상황은 다르지 않다. 



헤럴드경제(안성)=이상섭 기자] 지난 이틀동안 전국적으로 비가 왔다. 심각한 가뭄의 단비였다. 하지만 가뭄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비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져만 간다. 사진은 8일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금광저수지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작은 배가 갈길을 잃고 멈춰 서 있다. [email protected]

기상청에 따르면 최근 비가 내린 지난 6일부터 이틀간 제주를 제외한 전국 평균 강수량은 13.7㎜에 그쳤다. 제주 서귀포 등은 146.5㎜의 많은 비가 내렸지만, 정작 가뭄이 극심한 수도권 등 중부 지역에는 비가 거의 내리지 않았다. 실제로 ‘심한 가뭄 지역으로 분류된 천안은 지난 6일부터 7일 사이에 고작 5.5㎜의 강수량을 기록했다.

누적 강수량을 보면 더욱 심각하다. 올해 전국 누적 강수량은 182.8㎜ 평년의 56.8%에 그치는 상황이다. 기상청 종합가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8일 경북 일부 지역을 제외한 전국에 가뭄이 관측됐다.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심한 가뭄’이 계속되는 지역도 10곳이 넘는다. 기상청 관계자는 “오는 7월에도 강수량이 평년보다 적을 것으로 예상돼 가뭄 해갈은 그 이후에나 어느 정도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상황이 이렇지만, 정부의 가뭄 대책은 단기대책에 머무르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통합물관리상황반’ 가동에 이어 이달부터는 ‘가뭄대책총괄단’을 꾸려 가뭄 대책 마련에 나섰다. 그러나 농업용수 확보를 위해 특별교부세 70억원을 긴급 지원하고 관정 개발 등의 처방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잇따랐다.

가뭄이 문제가 될 때마다 반복되는 대국민 물 절약 홍보계획도 오히려 불난 농심에 기름을 부었다.

정부는 오는 7월까지 방송과 포스터 등을 통해 대국민 물 절약 캠페인에 나설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자체와 연계해 농촌지역에 물 절약 실천방안을 안내하고 잠실야구장 대형전광판에 광고를 내보내는 방안까지 언급됐다. 그러나 매년 반복되는 물 절약 캠페인에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고 있다. 


헤럴드경제(안성)=이상섭 기자] 지난 이틀동안 전국적으로 비가 왔다. 심각한 가뭄의 단비였다. 하지만 가뭄을 해결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한 비로 농민들의 한숨이 깊어져만 간다. 사진은 8일 경기도 안성시 금광면 금광저수지 바닥이 거북이 등처럼 갈라져 작은 배가 갈길을 잃고 멈춰 서 있다. [email protected]

한 지자체 관계자는 “국무조정실 주관 가뭄대책회의에서 물 절약 캠페인 지시가 내려왔다는 공문을 받았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현실과는 떨어져 있다는 생각이 든다”며 “물 절약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지금 가뭄이 농민들이 물을 낭비해서 생긴 문제는 아니지 않느냐”고 답했다. 그는 “민심이 안 좋아지다 보니 물 절약하란 얘기에 화를 내는 농민도 많다”며 “현장에서도 마땅한 대책이 없는 건 사실”이라고 했다.

비는 9일 일부 지역에서 최대 20㎜의 소나기가 예고됐지만, 다음 주까지 큰 비 소식은 없을 전망이다. 기상청은 “때에 따라 대기 불안정에 의해 소나기가 내리는 곳이 있겠지만, 고기압의 가장자리에 드는 날이 많아 평년보다 강수량은 적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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